국내 최대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이 '경기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 강력부가 지난달 말 구속한 브로커 강모(28)씨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해 재판중인 김모(28)씨 등으로부터 프로야구 선수 2명이 경기 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이 나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선수들은 서울에 연고를 둔 모 구단 소속으로 선발투수급이다.
축구 등과 달리 야구는 공수가 확실히 구분돼 승부 자체를 조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는 승패와 점수는 물론 '첫 삼진', '첫 사구' 등 경기 일부분에 대해 베팅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들은 이를 노려 실행이 어려운 승부조작보다는 경기 내용 일부 조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작 예정 경기를 미리 알고 있던 강씨 등 브로커들은 경기당 최대 수천만원을 베팅했고, 베팅 금액의 평균 1.5배 이상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아 선수들에게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들은 경기조작에 가담한 투수 중 1명의 고교야구 선배를 통해 이들을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고교선배는 대구지역 대학야구 출신으로 프로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