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배구 승부조작 혐의 15명… 일부는 직접 베팅

  • 입력 2012.02.19 00:00
  • 기자명 전준호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전ㆍ현직 선수가 1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 중 일부가 직접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베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19일 "프로배구 수사 대상에 오른 선수는 국가대표로 활약하거나 소속팀에서 경기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주전급으로, 남자가 6개 팀 13명, 여자가 1개 팀 2명"이라며 "일부 선수가 브로커를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불법 사이트에서 베팅을 한 의혹이 있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브로커와 전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을 포함하면 수사 대상은 20여명이며 승부조작은 15건이 넘는다.

검찰은 지금까지 2009~2010 시즌에 6건, 2010~2011 시즌에 8건, 여자배구에서 1건 이상의 승부조작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남자 선수들은 KEPCO가 8명(전직 4명, 현직 4명)으로 가장 많고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상무신협이 각 1명이다. 여자선수들은 흥국생명 소속이다.

검찰에 따르면 국가대표 출신인 KEPCO 레프트 박준범(24) 선수와 같은 팀 임시형(27) 선수는 경기 중 의도적으로 리시브 잘못하기, 엉뚱한 방향으로 토스 및 공격하기 등 수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박 선수는 브로커로부터 1,300만원, 임 선수는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전 KEPCO 선수 정모(32ㆍ구속)씨도 레프트 공격수였고, 같은 팀 전 선수 염모(30ㆍ구속)씨는 수비를 전담하는 리베로 포지션을 맡는 등 주전으로 뛰었다.

검찰은 조사결과 승부조작 브로커는 이처럼 경기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세터, 리베로, 레프트를 '패키지'로 포섭했으며 외국인 용병이 주로 맡고 있는 라이트 공격수에게는 접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브로커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는 '언더 오버 20점'이라는 도박게임을 개설, 특정 배구팀이 상대팀에게 패한 점수 차가 20점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놓고 도박판을 벌였다. 브로커는 승부조작이 탄로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5,000만원까지만 베팅을 했고, 배당금 중 300만∼500만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수사를 이달 내 마무리한 뒤 프로야구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만간 LG트윈스 투수 박현준(26), 김성현(23) 선수와 넥센 히어로즈 투수 문성현(21) 선수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경우 다른 스포츠처럼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조작은 힘들겠지만 특정 이닝에 포볼 던지기, 안타 치기 등 단순조작은 가능하기 때문에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도록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