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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LH 횡포… 하청업체에 80억 전가

  • 입력 2013.09.26 00:00
  • 기자명 김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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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구 북구 연경동과 동구 지묘동 연경보금자리지구를 조성하면서 흙 메우기에 드는 80억원 가량의 비용 전액을 건설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업계 관행이라는 입장이지만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는 지적이다.


26일 LH와 건설업체 등에 따르면 LH 측은 지난 7월부터 대구 북구 연경지구 151만㎡ 부지에 흙과 자갈, 돌을 채우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H사 등 4개 건설업체에 운송과 장비대금, 인건비, 성토(盛土) 후 흙 다짐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 연경보금자리지구 사업은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주택건설사업으로 6,9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4개 건설업체는 대구지역 4개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나온 흙과 암석 50만㎥ 등 모두 100만㎥(약 200만톤)를 6개 구역으로 나눠진 연경지구에 반입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35%로 25톤짜리 덤프트럭 8만대 분량이다.

 

현재 H사 등 업체들이 부담하는 흙 반출비용은 ㎥당 5,500원 수준으로 덤프트럭 대당 6만∼7만원이다. 또 이들 업체들은 흙 운반비와 별도로 지금까지 연경지구 1∼5구역에 35만㎥를 메워, 25억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100만㎥를 모두 메울 경우 총 부담액은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반입 업체들이 사토 운반비를 부담하고, 사업주가 성토와 흙 다짐, 토지정리 등 비용을 부담한다. 그런데 사업주인 LH가 건설업체에 모든 비용을 전가한 것은 갑의 횡포"라고 말했다.

 

하지만 LH 측은 업체 측의 요청에 따라 비용을 전가했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회사 자금사정과 업계 관행상 사토 운반비는 반입업체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연경지구의 경우 상호 동의 하에 성토 비용까지 업체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연경지구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LH가 이들 업체들에게 보상 차원의 특혜를 주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연경지구 1~5구역에는 성토에 부적합한 암석 15만㎥와 콘크리트 폐기물 등이 매립됐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어 흙메우기 비용 전가와 관련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이모(52ㆍ대구 동구 지묘동)씨는 "하루 수백 대가 넘는 덤프트럭이 드나들면서 길이 500㎜가 넘는 작은 냉장고 크기의 돌덩이가 무더기로 매립된 것을 목격했다"며 "공룡인 LH가 공공사업을 벌이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LH 측은 품질기준을 위반한 암석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파쇄 후 매립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성토비 등 부담 전가에 대한 진상규명과 현장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글ㆍ사진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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