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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집값 오름세 심상찮다

  • 입력 2013.10.07 00:00
  • 기자명 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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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의 집값 오름세가 심상찮다.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 상위 10개 기초지자체 모두가 경북 구미시와 대구 달성군 등 대구ㆍ경북이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권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다 완전분양으로 알려졌던 단지에 '잔여세대분양' 플래카드가 나붙는 등 이상조짐도 있어 실수요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대구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8배

KB국민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KB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30일 현재 기준 전국 평균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 주 보다는 0.06% 올랐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0.21% 하락한 상태다.

 

반면 대구는 전주 대비 0.25%, 전월 대비 1.11% 상승, 전국평균 상승률보다 각각 4배, 8배나 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6.89%에 이른다.

 

이에 따라 금주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에 경북 경산(0.48%) 구미(0.38%) 포항남구(0.35%)와 대구 북구(0.29) 달서구(0.29) 등 대구ㆍ경북 6개 지역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 10개 지역은 대구ㆍ경북이 독차지였다. 경북에서는 구미(10.77%) 경산(8.35%) 포항북구(5.66%)가, 대구에서는 달성군(9.06%)과 북구(9.01%) 동구(6.18%) 등 남구를 제외한 7개 구ㆍ군이 모두 포함됐다.

 

실제 거래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수성구 범어동 A아파트 중형아파트는 지난해 1억8,000만원대에서 최근에는 2억4,000만~2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달성군 다사읍 죽곡지구 전용 84㎡는 3년 전 1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말 2억5,000만원대로 오른 뒤 최근에는 호가 2억8,500만원, 실거래가 2억6,500만원에 달했다. 또 미분양으로 '특별분양'까지 한 일부 단지도 1억원 이상 상승했다. 이와 함께 북구 칠곡 3지구와 동서변지구 등은 몇 년 사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북구는 최근 몇 년간 공급량 부족 속에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 호재가, 달서구는 성서산업단지와 대구지방합동청사 준공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달성군은 도시철도 1호선 화원 연장과 대구테크노폴리스 개발호재 등으로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만으로 최근 급등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투기세력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도시철도 신규개통이 역세권 전체가 아닌 특정지역에 편중돼 나타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북구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2010년 대거 유입된 투기세력들이 저금리 기조에 편승, 매물을 풀지 않고 가격을 조정하는 데다 올 들어 새로운 투기세력이 유입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봄 성공적으로 분양한 수성구 수성1가동 수성롯데캐슬더퍼스트와 범어3동 대림e편한세상범어 등에는 외지 '떳다방'이 가세해 분양권을 전매하고 빠져나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투기꾼들은 당첨 가능성이 높은 청약통장을 300만~500만원에 매입한 뒤 평형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을 받았으며, 주소이전-당첨-분양권전매-주소 재이전하는 식으로 빠져나간 물량만 수백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봄쯤 진정 가능성

 

최근 대구지역 아파트값 급등세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실수요자나 일반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본부장은 "혁신도시는 대구뿐 아니라 울산 부산에도 있으며, 도시철도 개통이 호재라면 역세권 전체가 골고루 올라야 하는데 특정 지역만 급등하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내년 봄 입주물량이 늘면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들이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수도권 지역 투자자들이 지역 미분양 물량을 받아낼 때 금융권 대출과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소화했으며, 이 과정에 상당수는 대출금과 전세금이 집값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년의 전세기간이 끝난 뒤 상황변화에 따라 자칫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급등세는 중소형에 집중돼 있지만, 중대형의 불안정성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대구에는 여유자금이 부동산 이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 외지세력과 함께 역내 유동자금이 가세해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을 높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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