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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 방식

  • 입력 2015.04.07 00:00
  • 수정 2015.07.09 16:25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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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 D. 맥그리거는 인간의 본성을 X이론과 Y이론이라는 두 가지 패턴으로 설명한다. X이론은 인간은 본래 게으르고 타율적인 존재여서 목표를 정해 놓고 몰아붙이지 않으면 스스로 일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Y이론에서는 인간을 자율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Y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일하며 책임을 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조건’이란 일에 대한 매력적인 목표와 책임, 자유재량, 자율성 등을 의미한다.

절대다수 타율적 교육방식 신봉
사회가 복잡해지고 자녀교육에서 외적 요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모들이 자녀 관리를 점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서 X이론적 방식을 신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이론을 지지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은 책임감이 없으며 지시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며 모든 것을 통제해야한다. 필요하다면 체벌과 협박도 할 수 있다’라는 태도를 취한다. 학부모들의 이런 심리를 상업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곳이 소위 말하는 ‘스파르타식’학원이다. 이런 학원은 출석, 수업과정, 학업성취도, 자율학습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생활 영역에 이르기까지 학생의 모든 것을 관리․통제한다. 방학 기간 동안 아침에 들어가면 자정 무렵 귀가 시간까지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자물쇠를 채워놓고 학생을 관리해 주는 ‘자물쇠 학원’이 성업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천박하고 야만적인 방식에 동조하는 부모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자녀를 양육할 자격이 결여된 사람임에 틀림없다. 자녀 교육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을 융통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공부하는 학생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의욕이다.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타율적인 감시․감독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장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까지 타인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밤늦게 귀가해서 자는 아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는 행위가 얼마나 값지고 귀한 일인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때론 기원하고 기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자율적 인간이 최고목표 달성 가능
가정에서 설득과 대화로 안 되는 수험생활 관리를 타인의 손에 맡긴다고 해결할 수는 없다. 부모는 학원에서 모든 것을 잘 관리해 주리라고 믿으며 학원에 보낸다. 학생도 부모의 잔소리와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 학원을 원할 수 있다. 당장 서로 부딪히지 않으니까 가정에 일시적인 평화와 안정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스파르타식의 타율과 강제, 아테네식의 자율과 민주적 방식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궁극에 가서는 자율적인 인간만이 최고 수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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