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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할인마트주유소 얄팍상혼에 시민 '분노'

이마트·롯데마트주유소 손님 늘자 당초 약속 어기고 고가판매

  • 입력 2012.12.28 00:00
  • 수정 2012.12.28 14:54
  • 기자명 김용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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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지역 대형마트주유소들이 개점 당시 '전국 최저가 판매' 를 약속했다가 손님이 늘자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 기름값을 시중 주유소들보다 높게 받고 있다. 사진은 구미시 신평도 롯데마트주유소.

25일 오후3시 구미시 광평동 이마트 구미점. 크리스마스 휴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쇼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불황이란 말이 무색했다. 배가 불룩 나온 임산부에서 아이를 업은 엄마, 다정하게 손을 잡고 애정을 과시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어린이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시민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인 산업도시 '젊은 구미'를 실감케 했다. 그런데 이들 쇼핑객들이 손수레가 비좁을 정도로 물건을 가득 싣고 계산대를 분주히 빠져 나오는 곳에서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5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주어지는 '이마트주유소 휘발유 주입 시 ℓ당 40원 할인쿠폰'을 펴 든 쇼핑객들의 반응이 왠지 시큰둥했다. 아니 불만의 표정이 역력했다. 쿠폰 유효기간을 발행일 기준 7일이내로 한정한데다 1회 주유시 할인권을 1장만 쓸 수 있도록 한 규정때문이었다. 볼멘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싼 값에 판다며 들어선 대기업 할인마트 주유소들이 손님이 늘자 은근 슬쩍 가격을 담합해 시중가 보다 비싸게 팔면서 꼼수를 통해 호객행위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데도 당국은 뭘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2009년 5월과 9월 구미공단 수출탑 부근에 각각 문을 연 롯데마트와 이마트 주유소가 '전국 최저가 판매'를 앞세운 개점 당시의 약속과는 달리 최근 시중가 보다 높은 값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마트에서 일정 금액 이상 물건을 산 구매고객에 한해 유효기간이 짧은 주유할인권을 주고, 유가 책정 또한 두 주유소가 담합한 것으로 알려져 불공정거래 시비까지 일고 있다.

구미 이마트주유소는 최근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를 각각 1,863원과 1,695원을 받고 있다. 무료세차 서비스를 하고도 휘발유와 경유를 1,828원과 1,657원에 팔고 있는 인근 코끼리주유소(봉곡동) 보다 ℓ당 40원 가량 더 비쌌다. 이마트주유소는 세차설비가 없다.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은 26일 현재 구미지역 주유소 가운데 무려 9개 업소가 이마트주유소 보다 휘발유를 싸게 파는 것으로 공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마트 출구 앞 50m 전방에 있는 주유소엔 쇼핑을 마친 운전자들의 발길이 예전과 달리 뚝 끊겼다.이곳에서 구미IC 방향으로 200m 떨어진 곳에 들어선 롯데마트주유소 역시 이마트와 같은 가격에 휘발유를 팔고있다. 롯데마트주유소 또한 이마트주유소와 함께 개업당시 ℓ당 100원 싸게 팔겠다고 약속했던 곳. 다만 이곳은 올초부터 10월말까지 5만원 이상 3회 휘발유를 넣은 고객이 마트에서도 5만원 이상 구매하면 물건 값에서 3,000원을 빼주는 행사를 벌였으나 성과가 미미하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휘발유를 싼 값에 팔아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며 무리하게 추진한 대기업 할인마트주유소가 꼼수를 부려 마트 고객 호객용으로 전락한 것은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며 "특히 두 주유소가 유가를 담합한 부분은 당국이 적극 나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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