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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원탁회의 찬반 논란 가열

  • 입력 2014.08.18 00:00
  • 수정 2015.07.03 16:12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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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예산낭비·대의민주주의 부정 요소 있어"

시민단체 "의회가 해야 할 일로 꼬투리 잡지 말아야"

대구시·의회 앞 네거리에 시민원탁회의 참가자 모집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시민원탁회의 개최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원탁회의가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부정하는 요소가 강하다는 의회의 지적에 대해 시민단체가 꼬투리잡기식 행태라며 의회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시와 의회간 갈등이 민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구혁신 100일위원회는 다음달 2일 ‘안전한 도시 대구만들기’를 주제로 300∼1,000명이 참석하는 ‘시민원탁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의제를 시책에 반영키로 했다. 시민들이 성별 연령별 직업별로 10명씩 원탁에 앉아 주요 정책의제에 대한 의견을 펼치면 이를 토론보조자가 중앙컴퓨터에 올리고, 곧바로 분석된 내용을 공유한 후 상호토론과 투표를 통해 정책에 반영하게 된다.

대구시는 시민제안에 대해 법적 타당성과 재정부담 규모, 시의 장기 비전과 적합성 등을 고려해 시행방안을 검토한 후 대구시의회에 상정키로 했다.

이에대해 대구시의회는 확대의장단 전체회의를 통해 시민원탁회의가 시의회 기능과 상충되고, 한 번 열 때마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할 소지가 커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시가 시민 이름으로 의회에 정책을 상정하면 의회는 집행부가 아니라 시민들의 의견을 심의하는 것처럼 비쳐질 소지가 높다”며 “시는 시민 뒤에 숨어서 책임을 지지 않고, 의회만 큰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 개최하는데 5,000만원 정도 드는 원탁회의를 상설화할 경우 예산 낭비의 소지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대해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대구참여연대는 13일 성명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대의성 부족, 주권자의 참여의식과 자치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의회가 앞장서서 원탁회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의회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 대신 권위에만 안주하며 꼬투리를 잡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시민사회로 확대된 가운데 각종 위원회와 시민원탁회의 만능으로 흐르고 있는 대구시의 행태에도 비난이 일고 있다. 한 시민은 “원탁회의를 거치고 나면 대구시는 이 정책이 시민의 의견이라고 주장할 것이 뻔하다”며 “대구시가 각종 위원회와 시민원탁회의 등 시민 뒤로 숨는다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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