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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신도청 진입로에 유명무실 200억짜리 지하차도

  • 입력 2015.06.30 00:00
  • 수정 2015.07.02 09:27
  • 기자명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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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새 경북도교육청 앞 진입로에 체증 해소 목적 길이 510m 건설

교육청 "경관 훼손·진출입불편" 반대… 결국 인근에 교차로 추가 결정

반쪽 도로 논란에 휩싸인 신도청 진입로 지하차도. 오른쪽 뒤에 한옥기와형태의 경북도교육청 신축현장이 보인다.

신도청시대를 앞두고 있는 경북도가 신도시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하면서 200억원 규모의 지하차도를 건설했으나 반쪽짜리로 전락할 전망이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는 2013년 2월부터 이달 29일까지 808억원의 예산으로 안동시 풍산읍 괴정리∼신도시∼풍천면 가곡리 구간에 길이 5.09㎞, 폭 19.5∼27.5m 규모의 진입도로를 건설 중이다. 현재 8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이 도로는 주변 시군에서 신도청으로 접근성을 높여 신도시를 조기 활성화하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도는 2012년 이 도로 실시설계용역을 하면서 경북도교육청 신청사 근처 가곡교차로와 교육청 앞에 각각 교차로를 설치할 경우 교통흐름이 느려질 것으로 판단, 교차로를 설치하지 않고 무정차 통과할 수 있는 지하차도 계획을 포함시켰다.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의 이 지하차도는 길이 510m로, 터널처럼 박스로 덥힌 구간이 81m, 양쪽으로 완만한 진출입로가 429m로 되어 있으며 국비와 도비 201억원이 투자됐다. 이 지하차도는 최근 완공됐다.

경북도청이전추진본부 관계자는 “가곡교차로가 있을 경우 신도시가 활성화하는 2034년에는 교통서비스 수준이 ‘과도한 지체상태’인 D등급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며 “지하차도를 설치하면 교통흐름이 이어져 서비스 수준이 B등급까지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신청사 바로 앞쪽에 지하차도가 건설될 경우 건물의 전망이 나빠지고, 교차로를 없앨 경우 출퇴근 직원들이 바로 이 도로로 진입할 수 없는 불편이 있다며 당초부터 반대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앞에 교차로를 없앨 경우 퇴근길에 안동방면으로 빠질려고 하면 예천 방향으로 620m나 달렸다가 유턴을 받아야 한다”며 “도교육청 공무원과 학부모, 학생 등 민원인들의 편의는 무시한채 교차로를 없애겠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2013년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지하차도도 건설하고, 지하차도 끝에서 120m 떨어진 교육청 진입로 인근에 교차로도 설치하는 어정쩡한 신도시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도 관계자는 “교차로 설치에 대한 도교육청의 민원이 예상보다 컸고, 지하차도 설치에 대한 반대민원도 심해 결국 교차로와 지하차도를 모두 만들기로 하고 교통영향평가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하차도는 교통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을 전제로 추진됐기 때문에 인근에 도교육청 교차로가 들어서면 기능은 반쪽짜리가 될 전망이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신호조절만 잘하면 도교육청 교차로가 하나 있으나 인근에 가곡교차로까지 두 개의 교차로가 있으나 교통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 지하차도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경북도청신도시 진입도로 공사 관계자는 “경북도가 도교육청의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도청신도시 진입도로 지하차도를 추진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꼴”이라며 “반쪽짜리 지하차도에 쏟아부은 국민 혈세가 아깝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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