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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배 성장시킨 청도 귀농인 “마음을 담은 농산물이 비결”

  • 입력 2022.01.10 00:00
  • 수정 2022.03.23 14:59
  • 기자명 김광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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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 곽영준씨


 “2020년에는 매출이 40%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와 농업은 크게 상관없는 듯하지만 실제로 농사를 짓는 이들이 전하는 상황은 다르다. 청도 농부 곽영준(63)씨는 청도에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9곳에 자신이 직접 기른 농작물들을 공급하고 있 다. 직매장의 특성상 지역을 방문하는 이들의 숫자와 판매고가 직결된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로 발길이 뜸해지면서 매출이 급락했다. 곽씨는 “2012년에 귀농한 이후 가장 힘든 한해였다”고 말했다. 


귀농 10여년 만에 매출 10배 상승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기 전까지 그의 ‘전원일기’는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2009년에 어머니 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귀농을 결심해 2년 뒤부터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 이후 10여년 사이 소득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2012년 2만6,000제곱미터(8,000평) 땅에 매출 2,500만원으로 출발해 현재 임 대 포함 9만9,000제곱미터(3만평) 땅에 매출이 2억여원에 이른다. 그는 성장의 비결을 “부지런함과 틈새 메우기”로 꼽았다. 
 “농부의 수익은 노동의 댓가입니다. 얼마나 노동을 충실하게 또 효율적으로 투입하느냐에 따라 수 익이 달라집니다.”
 틈새 메우기는 소위 ‘농한기’를 없애고 꾸준히 일을 이어가는 전략이다. 보통 평생 농사를 지어온 사람도 보통 1년에 150일 이상은 일하기 힘들다. 곽영준씨는 혹서기인 8월 한달을 제 외하면 늘 일거리가 있다. 이를테면, 3월에서 5월 사이에 고사리와 두릅을 수확하고 감자를 심는다. 이후 콩과 벼를 키우는데, 벼를 수확하고 난 이후에는 감을 따기 시작한다. 이후 곶 감 건조부터 땅콩, 백태, 서리태, 강남콩을 손질한다. 그렇게 1년에 270일 정도를 일한다. 단, 빈틈없이 일거리를 채우되 가급적 수확이 겹치지 않도록 한다. 그 결과 정신없이 바쁜 때도, 그렇다고 할 일이 없어 적막한 시기도 없다.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농사일을 배분한 덕에 수 익을 10배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비결은 소비자의 심리를 꿰뚫는 경험이다. 귀농하기 전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에 서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했다.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다 보니 소비자들의 마음에 차는 농산 물을 생산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청도가 물 좋고 산 좋은 곳이지만 그것만으로 어필하기는 부족합니다. 이를테면, 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퇴비로 땅심을 돋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맛과 건강을 충 실하게 채운 농산물이어야 소비자들이 다시 찾습니다. 겉만 그럴싸해도 그 안에 내용이 부 족해도 결국은 소비자가 발길을 돌립니다. 소비자들이 농사꾼을 직접 만날 일은 없지만, 그 들의 입에 들어가는 농산물이 곧 농사꾼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으로 농사지으면 허투루 일 못 합니다.”


‘남의 일’을 남의 일처럼 하는 사람은 귀촌 성공 못 해요
 그는 귀촌이나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일당(15만원) 주고 하루만 일을 시켜보면 귀촌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판가름할 수 있다”고 했다.
 “일을 시켜보면 내 일처럼 하는 사람이 있고, 남의 일처럼 하는 사람이 있어요. 남의 일을 남의 일처럼 하는 사람은 그게 몸에 습관이 됩니다. 나중에 자기 일을 할 때도 남의 일처럼 하게 돼요. ‘남의 마음’으로 생산한 포도며 사과며 곶감을 누가 맛나게 먹겠습니까? 한 입 베 어 물면 딱 차이가 나요. 때깔은 속여도 그 속에 담긴 농부의 마음은 못 속입니다.”
 2022년에는 새로운 농사를 기획하고 있다. ‘햇볕농사’다. 창고 위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올릴 생각이다. 100키로와트를 생산하면 한달에 80만원에서 100만원을 벌 수 있다. 그는 “ 햇볕농사까지 더하면 이제 정말 틈이 없다. 내 나름의 틈 메우기 전략은 완성되는 셈”이라 고 했다.
 “코로나19가 농사짓는 이들에게는 메뚜기떼나 다름없었어요. 코로나19라는 메뚜기떼가 곡식을 갉아먹어치운 것이나 매한가지였습니다. 2022년에는 코로나가 완전히 숙져서 농민 들의 시름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농산물, 그중에서도 물 좋고 산 좋은 화랑의 고장 청도에서 생산한 우리 농산물 많이 많이 드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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