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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박한 메뉴·신상 내놔도 노브랜드엔 눈길조차 안 줘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 ‘익숙한 브랜드’에 무너지는 골목상권“

  • 입력 2021.11.08 00:00
  • 수정 2021.11.26 10:53
  • 기자명 이지양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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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5일 대구테크노파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 소상공인 현장 간담회. 가뜩이나 어려운데다 코 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애로점 해결과 제도 개선,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의 견을 내놓았다.


우한바이러스로 시작한 Covid-19 확산이 2년을 넘어가고 있다. 전세계 예외 없이 모든 대륙을 석권한 이번 바이러스는 많은 것을 앗아갔고, 어느 것 예외랄 것 없이 생활 습관마저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untact)을 당연하거나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의 요청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전에 ‘집콕족’이라고 비아냥거림의 대상이던 부류가 이제는 모두에게 어색하지 않은 시대적 요청이 되었다. 전 세계인이 집콕족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집콕족은 예전의 자발적 고립이나 자유로움을 뒤로한 채 언택트 시대 맞는 생활을 즐기게 되었다. 거기에는 특별한 맛, 특별한 제품보다는 알고 있는 브랜드, 익숙한 맛을 주로 찾게 하는 매우 보수적인 경향이 자리잡게 된 같다.
새로운 경험보다는 익숙한 것에서 전해지는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를 불러내는 익숙한 브랜드, 익숙한 맛들을 더욱 찾아 나섰다. 그로 인해 항해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 ‘배달의OO’, ‘쿠O’, ‘네OO’ 등 플랫폼들은 급성장하였고, 항해의 목적지인 익숙한 브랜드, 익숙한 맛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통계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오죽했으면 신세계 이마트가 노브랜드 가맹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신세계가 노브랜드 출점을 중단하자 소상공인 중심의 노브랜드 전국대책위원회 등은 반기는 분위기다. 어려운 여건에서 그나마 더 어려워지는 상황은 면했다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그 이면에 꺼져가는 노브랜드 불빛들은 이제 배터리가 다 닳아가는 플래시처럼 꺼져가는 불빛으로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다. 골목상권이 아무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도, 쌈박한 신상품을 걸어놓아도 급속한 브랜드 선호 트렌드에 굳어버린 고객들의 시선은 골목상권을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 버린다. 긴 한숨으로 덮인 골목상권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모든 골목상권이 외면 받은 것은 아니다. 적잖은 골목상권은 제대로 대박을 맞았다. 2년의 시간은 짧기도, 길기도 한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습관을 바꿔놓기에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자영업자 700만 시대다. 대한민국의 자영업 비율은 25.1%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코스타리카와 공동 7위다. 콜롬비아, 그리스, 브라질, 터키, 멕시코, 칠레 다음이다.(<도표1> 참조) 과잉 진입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여기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자영업은 경제의 실핏줄로서 산업 전체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모색해야 한다.
오늘도 대한민국의 골목상권 ‘칼잡이’들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골목상권 주인들은 Covid-19 2년에 지치고 밀려나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을 찾거나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기에 급급할 뿐이다.
국가적으로도 중산층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꺼져가는 골목상권의 불빛이 완전 방전되는 사태를 막으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수 불가결하다.
내리막을 달리는 골목상권의 몰락에 브레이크를 걸고 이후 반등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계획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를 빠트리거나 놓치지 않고 지원하여 살려내야 한다. 골목상권을 되살려낼 국가 경제 체제의 대전환이 급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지나느냐에 따라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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