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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로 밟아보니 독도는 눈물 나도록 정겨운 우리 땅!”

  • 입력 2021.11.03 00:00
  • 수정 2021.11.26 10:07
  • 기자명 김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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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한국일보에서는 매년 독도의 날을 맞이해 독도를 방문해오고 있다. 독도를 직접 방문해 우리 땅 독도를 체험하고 느끼고 누리는 동시에 독도바르게알기에 동참시키자는 취지로 추진하는 행사다. 매년 200~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228명이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독도탐방에 참가했다. 독도 탐방 내용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올해는 울릉도 탐방, 독도바르게알기특강, 독도 음악회, 예술가들의 독도 사랑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일정으로 구성됐다. 독도를 직접 밟아보고 독도의 풍광과 향기를 마음에 담아오는 일, 이보다 더 강렬한 독도 운동이 또 있을까.

포항에서 출발. 안용복의 마음을 느끼며

포항 여객선터미널에 2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배에 올라탔다. 3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울릉도를 향해 출항했다. 긴 시간 배를 타고 가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보다 배의 성능이 좋지 못했던 조선시대에는 울릉도를 포함해 독도를 가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1696년 5월 울릉도에서 일본 어선을 발견한 안용복은 돗토리번까지 건너가 일본 어민이 국경을 침범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그에 앞서 안용복은 1693년 고기잡이를 하러 온 일본 어민에게 항의했다가 일본으로 끌려가 심문을 받았다. 이 일로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서 외교문서가 오갔고, 일본막부는 돗토리번에 죽도(울릉도)가 언제 일본 땅이 됐는지를 알아봤다. 돗토리번은 “죽도와 송도(독도)는 우리 땅이 아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죽도와 송도가 조선의 땅인 것이 확실해졌다. 일본이 일본 어민에게 내린 ‘죽도 도해 금지령’에는 울릉도로 가는 기착지인 독도에 대한 도해까지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안용복은 독도에 발을 디디고, 우리 땅이라 선언한 사람이다. 독도가 조선 땅임을 알리러 일본에 간 안용복에 대한 이야기가 조정에 전해졌다. 실학자 이익은 “미천한 일개 군졸로서 만 번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를 위해 강적과 겨루어 간사한 마음을 꺾어 버리고 여러 대를 끌어온 분쟁을 그치게 했다”며 안용복을 높이 평가했다. 신분에 관계없이 ‘우리 땅’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독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는 땅이다.

한마음 한뜻으로 울릉도로 향했던 228명의 탐방자들을 실은 배가 울릉도에 가까워졌다. 울릉도가 보이기 시작하자 탐방자들은 창밖을 바라봤다. 바다 끝에 섬이 우뚝 솟아 있었다. 울릉도에 발을 내딛자 탐방자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배에서 내린 일행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맑은 공기였다. 맑은 공기 덕분에 요양을 위해 많이들 찾는 섬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땅을 본 이들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맑은 바닷물은 햇빛을 반사 시켰다. 울릉도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처럼 다음날 독도에도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길 간절히 고대했다.


가을을 품은 관음도와 독도특강

숙소에서 짐을 푼 뒤 관음도 투어에 나섰다. 관음도는 총면적 71,405㎡, 높이 106m, 둘레 약 800m로, 울릉도의 부속섬 중 세 번째로 면적이 넓다. 2012년 울릉도 섬목지역과 관음도 사이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다리가 놓여 있어 도보로 탐방할 수 있게 됐다. 생태 탐방지로도 유명한 관음에는 억새와 갈대, 보리밥나무꽃, 동백나무 꽃들이 가을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선선한 가을에 산책하기 더없이 좋았다. 관음도 투어를 마치고 독도특강을 듣기 위해 울릉도 한마음회관으로 이동했다. 회관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선율이 탐방객을 맞이했다. 독도 특강에 앞서 이미나 바이올리스트와 하소영 피아니스트, 남영주 전자해금리스트가 탐방자들을 위해 연주를 준비한 것이다. 본격적인 독도특강이 시작됐다. 연사는 유명상 대구한국일보 대표였다. 유 대표는 독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독도가 우리 땅인지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를 중심으로 한 강의자료가 준비돼 있었다. 강의를 듣는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했다. 장영태 씨는 “독도의 중요함을 알았지만,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를 이번 특강을 통해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저녁이 되자 숙소 앞 잔디광장에 탐방자들이 모두 모였다. 저녁식사와 함께 ‘독도음악회’가 열렸다. 첫 순서는 김경호 작가의 그림 퍼포먼스였다. 김 작가는 음악에 맞춰 큰 종이에 역동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김 작가가 그린 그림에 미스 대구경북 홍보사절단이 그림과 글씨를 썼다. 완성된 그림을 들고 원을 그리며 돌며 민족의 하나된 마음을 표현했다. 이후 나정훈 테너가 ‘You Raise Me Up’을 불렀으며, 다문화청소년들과 비다문화처소년들이 모인 어울마루가야금병창단이 ‘밀양아리랑’과 ‘군밤타령’을 연주하며 노래했다. 독도 특강에서 전자해금을 연주했던 남영주 씨도 ‘삐에로가 좋아’와 ‘아름다운 나라’를 연주하며 즐거운 가을밤을 선사했다. 독도 음악회의 대미는 미스 대구경북 홍보사절단의 트로트 공연이었다. 정경린 씨는 “독도 문화탐방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공연까지 볼 수 있을 줄 몰랐다. 참가자 모두가 하나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독도 방문. 태어나 처음 밟아보는 독도.

둘째날 아침 일찍 독도에서 있을 퍼포먼스와 행사를 위해 공연자들이 선발대로 출발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2시간쯤 걸렸다. 안용복 사건 이후 1694년 울룽도 수토사로 파견된 장한상이 쓴 『울릉도사적』에는 독도에 대해 ‘(울릉도 성인봉에서)동쪽으로 바다를 바라보니 동남쪽에 섬 하나가 희미하게 있는데 크기는 울릉도의 3분의 1이 안 되고, 거리는 300여 리에 지나지 않았다’고 나와 있다. 300리는 약 117.8km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인다. 특히 가을은 울릉도에서 독도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한다.선발대를 실은 배가 독도에 도착했다. 독도 경비대원들이 우직하게 독도를 지키고 있었다. ‘독도에 가려면 덕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독도는 입도하기 쉬운 곳이 아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접안이 안되면 멀리서 독도를 볼 수밖에 없다. 하늘이 허락해줘야 갈 수 있는 땅이다. 이날도 파도가 심해지는 기색이 보여 서둘러 촬영을 하고, 나와야 했다. 탐방자들은 독도에 입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공연 준비를 했다. 독도 음악회 때 했던 김경호 작가의 그림 포퍼먼스가 시작됐다. 웅장한 음악 속에 한층 더 강렬하게 붓이 움직였다. 다음으로 ‘홀로 아리랑’를 해금과 바이올린, 피아노가 연주하고 음악에 맞춰 김하늘 미스 엠플러스한국이 현대무용을 선보였다. 마지막 공연은 ‘오 나의 독도’에 맞춰 독도 플래시몹이었다. 공연을 지켜본 문경식 음악감독은 “독도에서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아름답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울릉도의 밤. 짧지만 의미 있는 3일

선발대가 독도에서 공연준비를 하고 있을 때, 후발대는 사동-통구미-태하-천부-나리분지를 탐방하는 육로버스투어를 했다. 투어를 마치고 독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지만, 파도가 심해져 접안이 어려웠다. 후발대 탐방자들은 배 위에서 독도를 바라봤다. 가깝지만 다가갈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멀리서 본 독도는 아름다웠지만, 외로워 보였다.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다가왔다. 독도도 처음이지만, 울릉도도 처음인 탐방자들도 많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울릉도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들도 많았다. 이날 저녁은 홍합밥이었다. 바다의 향이 느껴지는 식사를 마친 뒤, 울릉도 곳곳을 구경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음날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독도 땅을 밟은 이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독도에 다시 가고 싶다”, “독도 명예 주민증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 땅을 밟지 못한 이들은 “독도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3일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내년에는 덕을 많이 쌓아서 독도 땅을 밟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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