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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만으로 발전한다는 건 어불성설”

  • 입력 2021.10.03 00:00
  • 수정 2021.10.28 17:32
  • 기자명 정선희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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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연습만으로 무조건 춤이 발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 분야의 정점에 이른 사람들은 자기 분야를 넘어서는 보
편적 지혜를 가르치기 마련이다. ‘한국 춤이 알고 싶다’(유인화
씀)에서 만난 국수호(1948~, 전 국립무용단장) 선생의 한 마디
에서도 그런 지혜가 담겨있다. 한동안 ‘열정’이란 말이 유행했
다. 열정적으로 파고들면 안 될 게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
이 열정 하나로 해결될까. 국 선생은 열정 그 이상으로 성취의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를 이렇게 설명한다.
“무용수의 신체적 특징, 정신적 특징, 폐활량 등 모든 것을 아
울러 파악한 뒤 사람마다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 춤이 원하는
강도와 격조를 개인적인 특징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키가 작
은 경우 춤을 잘 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디딤새가 아닌
돋음새로 구성할 수도 있다.”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 시각과 생각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자신이 평생을 걸고 공부하는 분야
나 회사 일도 그렇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인맥 쌓기에도 적용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를테면, 무턱대고 연락만 자주 한다고 친
분이 쌓이지는 않는다. (카카오톡으로 생뚱맞은 메시지를 수시
로 날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누군가 이렇게 했으니까 통
하더라’는 말을 듣고 실천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나는 그 누군
가와 성정과 성격이 다르다. 그런 만큼 그들과 접촉하는 방식
도 달라져야 한다. 앞뒤 없이 밀어붙이기만 해서 성취할 수 있
는 일은 거의 없다.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늘 나를 돌아보기. 혹은 권위 앞에 무
턱대고 수그릴 게 아니라 나는 가장 잘 아는 내가 ‘나’를 적극적
으로 어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답을 얻어내려고 노력하기.
국수호 선생의 한 마디에서 배우는 삶의 진리다.


▷추천서 - 유인화, <한국 춤이 알고 싶다>, 동아시아,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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