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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조건 삼백(三白), 흰 피부, 하얀 치아, 그리고…?

아름다운 미소(1)

  • 입력 2021.09.06 00:00
  • 수정 2021.09.07 10:31
  • 기자명 민복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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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결혼에 따른 지역형 용모 배합 비율에 따라 지역 얼굴이 생긴것 처럼, 미인에도 지역형 얼굴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대구미인이라는 말이 없었던 대신, 남남북녀라는 말과 강계미인, 평양미인이라는 말이 있었다. 남남북녀와 같은 개념의 미인관이 일본의 에도 시대에도 있었는데, ‘교온나, 아즈마 오토코[경녀동남,京女東男]’라는 말은 교토 지방의 남자가 잘생겼다는 말이다. 일본인도 교토, 나라가 있는 서일본 지역은 북방계형이 많고 후지산 동쪽은 남방계형이 많으므로, 북방계형의 교토 여자, 남방계형의 도쿄 남자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남남북녀의 ‘북녀’라는 말은 지금의 북한 여자라는 말이 아니라, 북방계형 여자로서 강계미인, 평양미인을 염두에 두고 나온 말이다. 인류학적으로 평안도 내륙형의 북방계형을 의미한다.

미의 기준은 어떻게 정한 것 일까? 이러한 의문점이 생긴다. 우선 미인의 평가를 어떻게 하고자 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자. 일본의 경우 미인을 볼 때 교양, 능력, 사회적 능력, 수술을 했는지, 신체는 건강한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보고 평가한다. 여기에 비하여 한국인과 중국인은 얼굴, 몸매, 표정 등 외양에 치중하여 판단하는 편이다. 과거에도 주순호치(朱脣晧齒, (붉은 입술에 흰 치아), 만협호치(曼頰(晧齒, 불룩한 뺨에 흰 치아), 고요백설(股堯白雪, 피부 빛깔이 마치 백설과 같음) 등과 같은 미인을 형용하는 말들로 그 기준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미인을 품평하던 항목 중 삼백(三白)이 있다. 삼백이란 흰 것 3가지로 피부, 치아, 손을 말한다. 흰 피부를 숭상하는 것은 역사 시대 이후로 어느 민족이나 공통으로 계속되는 생각이며 치아와 손이 흰 것을 상류계급 부유한 계층임을 의미한다.

이런 항목들을 통해서 우리는 미인을 평가할 때 치아가 빠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역사상 모든 시대나 공간에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로마인은 행복할 때 별반 미소를 짓지 않았고, ‘미소 짓기’는 중세에 와서야 등장하며, 이를 다 드러낸 채 크게 웃는 것은 치과 의술이 일반화된 18세기에야 비로소 유행한다는 것이다.

치아 하면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을 구분 짓는 특징 중 하나인 ‘덧니’이다. 일본인들이 유독 ‘덧니’가 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도 덧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본 사람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덧니를 지닌 사람들이 다수이며 그 정도 역시 심하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일본 사람 중에는 치열이 고르지 못한 사람이 많을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구통계학,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 근거와 배경을 파헤치며 가설을 내세웠다. 가설 중 하나는 ‘식문화’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덧니가 있다는 것은 부드러운 음식만 먹었다는 일종의 증표가 되는데, 이것이 일본 봉건시대부터 시작된 상류계급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과거 일본 사회에서는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약 1,000년 동안 ‘육식금지령’이 내려졌다. 불교의 금기인 ‘살생’을 금하기 위해서였다.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해산물 위주로 음식을 먹게 됐고, 메이지 유신 이후에도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며 유제품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 소비가 늘어났다. 이로 인해 치열이 뒤틀리고 덧니가 심해졌다는 내용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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