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가죽 공예 잠재력 커 청년들 적극 뛰어들길”

  • 입력 2021.09.02 00:00
  • 수정 2021.09.06 19:20
  • 기자명 김민규기자, 박연정 인턴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앗, 돈키호테다!”


2017년 봄, 가죽 공예업을 하는 34살 청년에게 지인을 통해 주문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온 주문이었고 요구 사항이 꼼꼼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의뢰인은 돈키호테 그룹의 회장인 야스다 다카도였다.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청년이 만든 클러치를 보고 제작자를 수소문해서 주문을 의뢰한 것이었다. 제품을 받아본 회장은 그 후 2차례나 더 새로운 주문을 넣었다.

가죽제품은 차별화된 ‘아우라’를 가진 패션소품
김경수(34) 더 하이픈 대표는 대구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한다. 패션디자인과 출신인 그는 진로를 가죽 공예로 정했다. 2010년 당시 가죽 공예는 대중화가 되지 않은 데다 생소한 분야였다. 더군다나 가죽을 다룰 줄 아는 이들도 몇 없었다. “이거다”하는 생각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

불모지인 만큼 개척도 쉽지 않았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공방에 다니며 구글링도 하고, 책도 읽고 직접 제품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단순해 보였지만 접할수록 어려웠다. 간단해 보이는 제품도 막상 만들어 보면 엉망이 되기 일쑤였다. 가장 큰 스승은 ‘핸드백 제작기술의 이론과 실제’라는 책이었다. 패턴에 대해 많이 참고했다.

또한 다양한 패션 서적을 탐독하면서 자연스럽게 패션에 대한 나름의 식견과 지식을 쌓았다. 김 대표는 “가죽은 다른 소재와 달리 차별화된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착용한 사람의 분위기마저 좌우하는 아우라다”며 “안경이나 액세서리처럼 패션을 결정적인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입소문 타고 곳곳에서 강의 요청
창업을 결심한 것은 제일모직에서 인턴으로 활동할 때였다. 가죽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게 되었을 즈음 친구들을 모아 가죽 클래스를 열었다. 수강생이 20여명이나 모였다. 반응이 좋아 수업을 더 해달라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사업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인 대구에 가죽 공방이 2개뿐인 것도 알게 됐다. 2015년, 대구로 내려와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력이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더니 2016년도에 한국능률협회로부터 강의 요청이 왔다. 그렇게 강의 프로필이 시작됐다. 현재는 대학교보다는 기업체 위주로 강의를 진행한다.

20대 중후반 수강생 7명 창업
2018년도 말에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러다 시행착오로 사업자를 폐기했다. 2019년도에 국가사업으로 다시 시작했다. 현재는 대구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창업 위주 강의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국가사업의 종류를 알려주고, 국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창업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이끌어 준다. 창업을 한 학생들도 많다. 그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 중 7명이 창업을 했다. 모두 20대 중후반이다.

그는 “창업을 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젊은 창업가가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며 “가죽은 공예, 브랜딩 등 뻗어나갈 수 있는 영역이 많아 가방, 옷, 시곗줄 등 각 학생에게 잘 맞는 방향을 컨설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협동조합을 통해 큰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어 내일배움카드 수업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 목표는 가죽 공예 분야의 학문을 정립하고 디자인 경영 교수가 되는 것이다.
“가죽 공예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젊은 친구들이 힘든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면 합니다. 가죽 공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가죽 공예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