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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인견 합연사“가장 친환경적인 섬유”

  • 입력 2021.09.01 00:00
  • 수정 2021.09.06 19:17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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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역량 있는 편직물 제직 업체와 협업해 전통천연섬유 한지와 친환경섬유 인견을 합연사한 한지인견 섬유 ‘오가닉 쿨’을 상표출원했습니다.”

풍기인견의 고장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성장해 나가는 함소농업회사법인 유연희(31) 대표는 청년기업인이기도 하다. ‘함소’는 ‘따뜻한 웃음꽃이 피다’라는 따뜻한 뜻을 담은 이름이다.

유 대표는 현재 섬유의 기능적 측면을 살려 일상복으로 어색하지 않으면서 운동복처럼 활동성이 있는 스타일의 애슬레저룩(일상복으로 어색하지 않으면서 운동복처럼 편하고 활동성이 있는 스타일의 옷)으로 시제품을 개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가 개발한 ‘오가닉 쿨’은 전통 한지와 풍기인견을 합연사한 한지인견 섬유이다.

유 대표는 어릴 때부터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왔다. “어릴 때 바쁜 부모님 틈에서 조용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아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가 안 입는 옷들이 노리갯감이었는데,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방법과 리본 묶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피아노 발표회 때에는 직접 드레스를 만들어 주곤했다”고 기억했다.

전통에 뿌리를 둔 가장 현대적인 작품 고민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된 것은 서울의 패션전문대학인 사사다스쿨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시작됐다. 부산의 한 대학에서 디지털 전공을 하다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기 위해 재입학했다. 패션스쿨을 졸업하고는 내셔널브랜드에서 4년간 실무경험도 쌓았다.

이후에는 천연염색 풍기인견 사업을 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풍기로 내려왔다. 유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며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박람회, 패션쇼 등에 참가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자연스럽게 세계의 여러 섬유 패션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천연염색의 경우 자연 친화적인 색감은 좋지만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과 공정의 표준화가 어렵고, 높은 판매 가격으로 인해 고객층의 다양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으로 나아갈 자신만의 방법과 색깔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섬유와 패션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성균관대 의상학 석사 과정도 거쳤다. 이를 통해 화려해 보였던 패션 시장의 다른 이면들도 알게 됐다. 매년 엄청난 양의 옷들이 새로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며, 이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유 대표는 “환경에 대한 의식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인 풍기인견 섬유를 활용해 나의 가족과 이웃,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브랜드 ‘함소’를 런칭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수출을 목표로 브랜드 런칭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시 박람회가 줄줄이 연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지난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데 이어 올해는 청년 창업인들을 지원해주는 중소벤처 청년사관학교에 입교했다.

 

 

중소벤처 청년사관학교를 통해 얻은 기회
중소벤처 청년사관학교 입교를 계기로 오랜 기간 준비해 왔던 신소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지역의 역량 있는 편직물 제직 업체와 협업해 전통천연섬유 한지와 친환경섬유 인견을 합연사하여 친환경 섬유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편직 효율이 떨어지는 한지사와 풍기인견사를 합사해 혼합할 경우 편직물의 특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그는 “인견의 기능성을 확인한 일부 기업에서 인견사와 혼합한 직물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이는 화학섬유의 함유량이 높아 향균성이 떨어지거나, 내노화성(조직이나 기관의 기능이 오래 지속되는 성질)으로 인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면서 “제가 개발한 섬유의 경우 천연섬유로서 자연에서 얻어짐에 따라 기능성을 갖추고 생분해가 가능하여 환경을 보호하고 인체해도 무해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가 개발한 섬유는 흡습속건(땀과 수분을 빨아들여 재빠르게 말림)기능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이 섬유의 기능적인 측면을 살린 애슬레저룩 시제품을 시중에 내놓았다. 한지인견 섬유의 이름을 ‘오가닉 쿨’로 정하고 상표출원까지 마쳤다.

이제 또다시 판로개척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유 대표는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 판단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로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서 풍기인견을 소재로 한 의류를 세계시장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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