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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도 장애인이 만들었다고 외면 편견의 벽 안타까워”

복지에 산다안기균 직업훈련교사

  • 입력 2021.05.09 00:00
  • 수정 2021.05.10 13:47
  • 기자명 김주영 객원기자(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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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균 직업훈련교사

 

“장애인근로자분들이 일반 사업체에 가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안기균 직업훈련교사(37)는 중증장애인 직업 훈련을 전담하고 있다. 2011년에 더불어복지재단에 입사한 이후 장애인주간보호시설과 보호작업장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 7년째 근무 중인 더불어복지재단 남구보호작업장은 중증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곳이다. 작업장의 주력 사업은 건강식품 제조다.
“품질은 어느 곳에서 만든 건강즙보다 좋다고 자신하는데, 장애인들이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남구보호작업장은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 인증을 받아 더욱 위생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 건강즙’은 원재료 구입부터 과채류 분쇄, 즙을 내는 과정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그리고 보존료와 색소, 설탕 등의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100% 원액 그대로를 담아냈다. 작업장에서는 단순히 즙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대중의 다양한 기호에 맞추고자 블루베리, 양배추, 복분자, 배도라지, 양파 등 다양한 재료로 즙을 만드는 등 끊임없이 많은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구보호작업장 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놓으나 외부 홍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자급력이 크지 않아 주 고객은 아직 요양시설과 장애인시설이다.
작업장에서 단순 임가공 조립 사업에 참여하는 훈련장애인들은 조금 더 심화된 작업을 하는 ‘근로장애인’이 되기 위해, 그리고 근로장애인은 일반 사업체에 가기 위해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진행한다.
작업장 이용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실수도 많고 속도도 더디지만 스스로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느끼고 즐겁게 작업훈련에 참여한다. 처음 볼트와 너트를 끼우지도 못 했던 김현규(가명)씨는 안 교사와 함께 수십 번이 넘는 반복적인 교육훈련으로 지금은 망치질까지 마스터했다.
“하나의 작업이 숙달되기까지 반복적인 훈련과 지도를 함에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장애인분들이 저희 같은 비장애인보다 오히려 더 근무에 집중을 잘하시고 정직합니다. 훌륭한 근로자들입니다.”
아직까지는 일반 사업체의 높은 문턱으로 취업에 성공한 근로장애인은 없다. 안 교사는 그럼에도 단념할 수 없다. 자신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근로자 사이의 가교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안 교사는 “사회복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잘 어울려 일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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