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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껍데기도 작가의 손 거치면 예술 작품으로, 압화의 매력이죠”

경북 영주 장미숙 압화공예 명인

  • 입력 2021.05.09 00:00
  • 수정 2021.05.10 13:42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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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지역에서 36년간 ‘압화’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전파시키고 있는 장미
숙(58ㆍ초연플라워)씨가 최근 한국예술문화진흥회로부터 압화공예 명인인증을 받
았다.
압화(pressed flower)란 식물체의 꽃과 잎, 줄기 등을 물리적으로 약품처리해 인
공적 기술로 누름 건조시킨 회화적인 느낌의 조형 예술이다. 쉽게 말하면 눌러서 말
린꽃이다.
압화의 순우리말은 ‘꽃누르미’다. 어릴 적 노란 은행잎이나 빨간 단풍잎을 주워 교
과서 갈피에 끼워 말린 후 동무에게 보내는 편지를 장식하거나 짝사랑하는 사람에
게 연서를 쓸 때 쓰이기도 했다. 우리 어머니들은 예쁜 꽃잎이나 단풍잎을 서책 사이
에 끼워 말려두었다가 늦가을 창호지 사이에 붙여 발랐고 명절 떡 위에 고명으로 얹
기도 했다.
압화를 이용한 ‘꽃편지 쓰기’로 이목 집중
63년생인 장씨도 이런 분위기에서 유년을 보냈다.
“길을 가다가 유난히 고운 은행잎이나 빨간 단풍잎을 보면 주워와 두꺼운 책갈피에
다 끼워 말리곤 했는데 그걸 깜박 잊고 함부로 책장을 넘기다 말린 잎이 바스러져 속
상했던 기억도 있고, 고등학교 때는 매일 보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말린 꽃잎을
편지지에 붙여 보내기도 했지요.”
이러한 명인의 아련한 추억은 지역축제인 소백산철쭉제, 영주풍기인삼축제, 한국
선비문화축제 때 압화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빛을 발한다. 바로 압화를 이용한 ‘꽃편
지 쓰기’다.
축제에 참가한 이들이 선비촌 고가 툇마루에 햇살을 등지고 앉아 그리운 이에게 편
지를 쓴 후 알록달록 색 고운 압화를 편지지 가장자리에 붙여 장식하는 것이다.
압화는 흔히들 목걸이, 귀걸이 등 액세서리나 명함케이스, 차받침, 수저받침 등 소
품에 활용할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쓰임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지난해 말 경북도청 초대전 ‘풀꽃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출품작품을 보면 알 수 있
다. 회화성 물씬 풍기는 풍경 액자도 있지만 탁자, 서랍장, 장식장, 화장대 등 가구가
대부분이다.
“나무껍질도 작가의 손 거치면 작품”
명인은 지난해 한국프레스플라워협회 후원으로 네 번째 압화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는 풍경을 압화로 담은 액자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송재진 갤러리 즈음 관장은 “작가가 학창시절 그림을 그려선지 공예라기보다 회화
작품으로 느껴진다. 마른 낙엽, 고사한 나무껍질도 작가의 손을 거치면 마술처럼 근
사한 작품이 된다”고 평했다.
최근 명인은 압화제작보다 압화를 알리는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
과 지난해 대한민국압화대전에서는 명인에게 압화를 배운 현정인, 옥선미, 이혜진 등
이 우수상, 장려상, 특선 등 대거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압화공모전에 회원들이 수상을 하면 그것보다 기쁜 일이 없다”며 활짝 웃는
얼굴이 꽃보다 환하다.
명인은 고양세계압화공모전 최우수상(2009), 대한민국압화대전 최우수상(2006)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거쳐 대한민국공예공모전, 대한민국압화대전 심사위원을 역
임했다.
그동안 개인전 6회, 단체전 230회를 열었고, 공저로 압화디자인원론을 썼다. 현
재 한국프레스플라워협회 부이사장, 영주미술협회원, 영주공예협회원 등으로 활동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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