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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백신허브 안동… 백신 부족 접종 중단에 허탈

  • 입력 2021.05.05 00:00
  • 기자명 이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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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장 코앞에 두고도 접종 못 해
공급과 배정 별개… 주민들 '그림의 떡'
안동 SK바이오… 화이자 아닌 AZ 생산

 

영주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로 75세 이상 고령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영주시는 1일부터 접종이 중단됐다. 영주시 제공

국내 최대 백신 허브로 꼽히는 경북 안동시가 백신 부족으로 접종을 중단하자, 시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백신 공장을 곁에 둔 인근 영주·예천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5일 경북도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안동시 풍산읍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간 5억 명 분량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안동 시민에게 AZ 백신은 '그림의 떡'이다. 이곳은 AZ 본사와 질병관리청과의 계약에 따른 생산기지일 뿐, 공급과 배정은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은 이곳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안동시는 지난달 8~27일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지만 동의자 1만3,611명의 60%인 9,000여 명만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나머지 40%는 백신 공급 중단으로 접종을 하지 못했다.

백신 접종은 지역별로 진행됐다. 안동 시내 동지역과 14개 읍면 중 풍산읍, 길안면, 임하면의 75세 이상 주민이 먼저 접종을 받았고, 나머지 11개 면지역에선 접종이 보류됐다. 언제 다시 접종이 시작될지도 알 수 없다. 안동시는 이달 말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미접종자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달 29일부터는 1차 접종 후 3주일이 지난 주민들을 대상으로 2차 접종만 이뤄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풍산공장과 인접한 풍천면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은 아니지만 백신 공장을 코앞에 두고도 공급 중단으로 접종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동시 녹전면의 한 주민은 "시에서는 백신 공장이 있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주민들조차 제대로 접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중 모임을 열기 위해선 하루빨리 접종해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백신 공장과 인접한 예천군도 지난달 22일부터 접종 동의자 5,183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했지만 백신 공급이 중단되면서 1,124명의 접종이 미뤄졌다. 예천군도 지역별로 접종을 하는 바람에 예천읍과 감천면 일부 주민은 제외됐다. 군은 이달 27일쯤 접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주시는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75세 이상 접종 동의자 9,973명 중 5,163명의 접종을 마쳐 51.8%의 접종률을 보였다. 이달 1일부터 접종을 중단한 영주시는 고령자 우선 접종으로 진행해 평균 80세 이상이 접종을 마쳤다.

백신을 맞지 못한 주민들은 "옆동네 사람들은 백신을 맞았는데 우리는 접종이 보류돼 불안하다"며 "접종 일정을 하루라도 앞당겨 달라"고 항의하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추가 백신 공급 계획을 전달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며 "백신 공급 중단 이후 하루 5건 안팎의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안동=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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