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월성원전 재가동 등 현안 산적한데… 시민대표 맞나"
경북 경주시의회가 외유를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해 논란이다. 지난해 말 편성한 당초예산 중 일부를 다른 데 써버려 외유예산이 부족하게 되자 혈세를 추가 투입키로 한 것이다.
시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나눠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으로 ‘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문화행정위원회는 내달 중순 5박 6일, 경제도시위원회는 내달 하순 6박7일간 외유에 나설 예정이다. 더구나 ‘해외선진지’ 견학이 주목적이지만 일정 상당수가 관광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을 의식해 연수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실상은 그 동안 ‘관행’처럼 해 온 것처럼 혈세를 들여 해외관광에 나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산적한 현안을 뒤로하고 추경까지 편성해 외유를 가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원들이 먼저 예산을 절감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실 있는 의정활동과 거리가 먼 연수프로그램에다 저가항공 이용과 같은 경비절감 노력을 외면하는 것은 시민의 대표답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과 대형마트 입점 등 지역현안을 놓고 시의회가 보인 무기력한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 한 주민은 “제 할 일도 못하면서 추경까지 편성해 외유에 나서겠다는 것을 보면 경주시의원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 국적기 이용과 오성급 이상 호텔에 묵는 것이 관행으로, 저가항공과 비즈니스호텔 이용을 통한 예산절감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해명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