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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신문 등 지역신문성공사례 탐방 나서

시민언론_지역신문을 찾아서

  • 입력 2021.04.01 00:00
  • 수정 2021.04.01 11:47
  • 기자명 대구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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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막(news desert). 신문사가 없거나 격감해 언론 기능을 상실한 지역을 가리킨다. 디지털, SNS 시대에 종이 신문, 특히 지역 신문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조어다. 지역 신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상황이라지만 부지기수라 해도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마찬가지 뉴스는 사막이다.
지난해 2월 8일 경향신문은 ‘옥천신문’(대표 오한흥) 소개 기사를 10단 통 2개 면에 실었다<사진>. 32년 전 불모지와 다름없는 지역을 근거지로 창간해 단단히 뿌리내린 옥천신문의 그간의 분투와 성취를 현지 취재와 인터뷰 등으로 담았다. 언론이 다른 언론을 ‘특필’한 드문 경우다. 이미 오래 전 지역언론과 언론인으로 첫손에 꼽혀온 옥천신문과 오한흥의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옥천신문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보란 듯이 씻으며 ‘힘있고 당당한 지역언론’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옥천신문의 진심과 열정, 발품을 지켜본 옥천 사람들이 너도나도 마음을 열어준 것이다. 폐쇄성과 보수성이 강하게 잔존하는 농촌지역 소읍에서 첫 깃발을 든 언론의 진정성과 지역민의 신뢰가 선순환을 이루며 어우러지고 깊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옥천신문이 감당한 지난 32년의 분투와 성공은 언론 종사자는 물론 많은 국민에게 언론의 역할과 존재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 가지 사례. 옥천신문은 1996년 1월 ‘계도지’를 거부했다. (계도지 제도란 지자체가 재정이 열악한 지역 신문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 예산으로 상당한 부수의 해당 신문사 신문을 구매해 주민에게 무료 배포하는 행태를 말한다. 지금은 사라진 관언유착의 상징이었다.) 그해에 배당된 계도지 예산뿐만 아니라 군의 광고 예산도 전액 반납했다. 2월 3일자 옥천신문에 「잘못된 언론홍보 관행 틀 깨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전말을 공개한 뒤 ‘사과문’을 게재했다. 당시 옥천신문의 유료 구독 부수는 1,000여 부. 이중 계도지는 400부였다. 전체 구독료의 40%, 연간 2,000만~2,500만 원의 구독료가 사라진다면 회사는 휘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휘청하지 않았다. 이후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지역민들이 구독으로 응원했기 때문이다.
어떤 조건 속에서도 시민 언론, 공정 언론의 길은 멈출 수 없다. 시민기자, 시민언론은 시도민과 약속이다. 그 길을 나서며 이정표가 될 몇 곳을 탐방한다. 다음 호부터 옥천신문을 시작으로 언론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갖춘 지역신문을 찾아 지역언론으로 걸어온 길과 성취와 실패,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시민언론, 공정언론의 새 길을 여는 데 힘과 참구를 얻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시민기자 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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