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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에서 트롯으로, ‘정신 나간 녀석’이란 소리까지 들었죠”

내일은 내가 톱스타 트롯가수 김영민

  • 입력 2021.04.01 00:00
  • 수정 2021.04.01 11:20
  • 기자명 추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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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영민이 '트로트의 민족'에서 2차 개인 미션 곡 '물레야'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다.


“트롯을 하지 않았다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기민요 소리꾼이 되었을 겁니다.”
2020년 겨울, 중앙대학교 국악과에 재학 중인 김영민(21)은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트롯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변의 반응이 냉랭했다.
“결승전도 아니고 겨우 1라운드 진출에 왜 휴학까지 하냐는 거였죠. ‘정신 나간 녀석’이라는 말도 들었었죠.”
신민요와 트롯은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
트롯은 그의 오랜 꿈이었다. 민요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트롯 가수를 꿈꿨다. 어린 시절부터 트롯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그러나 트롯에 대한 애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환경이었다. 부모님을 포함
SPECIAL
내일은 내가 톱스타
트롯가수 김영민한 주변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트롯이 아닌 민요를 계속해왔다. 민요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어린 시절에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문이 나서 인근 파출소 소장님이 “재능을 살려보라”는 의미로 민요 선생님을 소개해줬다. 자연스럽게 민요의 길로 들어섰다. 괄목할 만한 성적도 다수 거두었다. 2016년 제17회 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학생부 장원을, 2019년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에서 민요부문 차하를 수상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당시 대학입시생이던 그에겐 버거운 도전이었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국악판에서 다른 분야의 노래를 한다는 것이 어렵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트로트의민족’ 측의 연락을 받았을 때 운명이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이상 주저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민요와 트롯은 얼핏 보면 많이 달라 보이지만, 닮은 점도 있어요. 특히 신민요와 트롯은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연습이 필요했다. 쉴 새 없이 기교를 밀어 넣어 예쁘게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 민요와 달리, 트롯은 깔끔하고 체계적인 기교가 필요하기 때문. 하지만, 민요를 배우며 익혀왔던 섬세한 테크닉은 오히려 대중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진정인가요’를 부를 때 그의 진가가 폭발했다.
‘진정인가요’ “가왕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 평가
“‘진정인가요’무대 댓글을 보면 저의 무대를 보고 ‘조용필이 돌아온 줄 알았다’, ‘40년 전 조용필과 같은 호흡으로 노래한다’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치한 감정표현과 기교를 알아봐 주시니 기뻤죠. 저만의 강점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하하!”
감정을 조율해가면서 가사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는 듯한 창법으로 부른 ‘진정인가요’는 가요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영민 씨는 이에 대해 가사에 충실하며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이 비법이라고 말했다.
“순위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하지만, 계속해서 트롯에 전념해서 언젠간 김지애 선생님처럼 시원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는 트롯 가수가 되고 싶어요.”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끝마쳤다. 그는 순위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끊임없이 도전하여 대중을 사로잡는 트롯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충분한 연습과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생애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오랜 꿈, 이제는 제대로 단단히 준비해서 힘껏 날개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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