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길도 내줬는데... BTJ열방센터 마이웨이에 상주시 '골머리'

  • 입력 2021.01.14 00:00
  • 기자명 김정혜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상주시가 지난 2012년 4월 27일 '기독교 단체 인터콥 선교회가 화서면 상용리 6만㎡ 부지에 연수시설인 BTJ열방센터를 개소했다'는 내용으로 배포한 센터 개소식 모습. 출처 상주시청 홈페이지

 

경북 상주시가 7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에도 방역에 비협조적인 기독교 단체 '인터콥 선교회'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상주 인구 10만 지키기에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였던 인터콥이 상주시의 집합금지 명령에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며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상주시에 따르면 인터콥이 운영하는 연수시설인 화서면 상용리 BTJ열방센터 인근에 이달 20일까지 센터 출입 차량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 설치를 마무리한다. 열방센터와 관련해 지금까지 7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는데도 예배 참석 인원 수를 속이고 명단을 허위로 제출하는 등 방역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탓이다.

인터콥은 상주시의 CCTV 설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심지어 멀리 떨어져 신자들의 출입을 살펴보는 시 공무원들을 민간인 불법 사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시는 현재 CCTV가 들어설 자리에 초소를 세워두고 마을 주민 2명과 공무원 1명을 파견해 3교대로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열방센터 직원들이 화서면 관변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일대 식당 등을 다니며 '지역 내 가게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인쇄물을 배포해 논란이 일었다.

상주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에도 하루 수 백 명씩 오니 불안한 주민 대표가 '가급적 바로 집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건데, 센터 측이 '지역에서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콥 측에 부탁을 해도 왜곡해 받아들이니 무슨 말을 해도 겁이 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상주시는 인터콥을 대기업 수준으로 대우하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센터 방문자가 연간 5만명 넘는다"는 말에 경북도비와 시비 등 7억원을 들여 대형 물탱크를 설치해 줬고, 폭 15m, 길이 300m의 도로까지 닦아 제공했다. 시는 당시 "인터콥이 90억원을 투자해 6만㎡ 면적으로 연수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며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인터콥도 상주시의 인구 늘리기 시책에 적극 동참했다. 지난 2018년 5월에는 화서면장이 직접 인터콥 대표를 만나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간담회를 가졌다. 2012년부터 인터콥 소속 임직원들이 화서면에 정착하면서 현재 열방센터 관련 주민은 50가구에 140여명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화서면 지역 인구 1,400여가구 2,800여명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주시가 오랜 시간 이어진 끈끈한 유대관계 때문에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상주시의원은 "CCTV를 설치하는 자리가 시유지이고 혈세를 들여 길을 내줬는데도 열방센터 측의 항의에 접근조차 못했다"며 "시에 강력한 행정 조치를 주문했고 시도 이제는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