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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땅이 곧 희망, 일할 수 있는 기회 준 농촌에 너무 감사합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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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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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전경재씨가 직접 재배한 자색마를 들고 재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전씨는 “생마 그대로 먹어도 마 특유의 아린 맛이 적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섬지역에서만 재배되는 자색마를 경북북부 소백산 자락의 영주에 정착한 귀농인이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열대 둥근마에 속하는 자색마는 경북북부 지역에서 대량 재배하는 ‘산속의 장어’ 마의 성분을 다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물질이 많은 희귀성 작물이다. 서울에서 군무원, 건설업 등의 일을 하다 2013년 영주 평은면으로 귀농한 전경재(69)씨가 자색마 재배 주인공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난초 강의를 다닐 정도로 난초를 좋아했습니다. 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해 늘 귀농을 꿈꿔왔죠. 하지만 정작 아내가 먼저 귀농에 뛰어들었죠.”

남편은 식물 키우는 재미에, 아내는 시 쓰기 위해 귀농

시인 활동을 하는 아내는 시를 쓰기 위해 조용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해발 400m의 영주 평은면을 귀농지로 선택했다. 귀농 당시에는 농사지을 땅이 없어 난 활동으로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에 얹혀살았다. 귀농하고 보니 난이나 야생화 등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남의 농지를 임차해 도라지 등 작물을 심어 봤지만 돈이 안 돼 결국 포기했다.

그러던 차에 귀농교육을 받은 영주시농업기술센터와 경북생물자원연구소에서 마 재배를 추천 받았다. 경북생물자원연구소 권중배 소장의 도움으로 열대마 150만원어치를 사다 심은 것이 마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열대마는 토종마와 달리 추위에 약해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쉽게 손상되는 것을 미처 몰랐던 탓에 심었던 열대마는 대부분 동해를 입어 실패했다. 그마나 열대종인 ‘얌빈’은 8월 수확이 가능해 1,000만원의 수확을 올렸지만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생강과 서리태를 심으면서 2019년부터는 과일처럼 먹기 쉽고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물질이 많은 자색마를 본격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색마는 4년 전 진도지방에서 종자를 구해와 이웃 4농가와 함께 시험재배 끝에 성공한 것이다. 2019년 열린 경북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서 창조상을 받기도 했다. 150여 참가 품목 중 자색마는 유일했다.

5,000만원 이상 매출, 농촌생활비로는 적잖은 금액

자색마는 일반 마가 흰색이고 생마 그대로 먹을 경우 아린맛이 있어 다른 식품을 첨가해 갈아먹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색이 고와 시각과 미각을 통해 두 번 맛볼 수 있다. 생마 그대로 먹어도 마 특유의 아린 맛이 적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 또한 일반 마에 비해 2배 이상 비싸 농가소득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자색마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종자를 보급하고 재배기술 노하우도 전하는 등 자색마 연구 및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대량재배에 성공하면서 전 씨는 성공한 귀농인으로 한발짝 다가섰다. 그는 생강 3,000㎡, 서리태 4,800㎡, 자색마 2,300㎡ 정도 농사를 짓고 있다. 부수적으로 표고버섯 농사도 한다. 5,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농촌생활비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귀농은 아름다운 삶의 완성

그는 “막연히 돈을 벌어 보겠다고 귀농하면 절대 안 된다. 4,5년 동안은 수익이 없다고 봐야 한다. 정착과정에서는 때로 생계유지가 어렵고 주변 분들과의 유대 관계를 유지하기도 힘든다”고 귀농의 어려움을 전했다. 농사도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 씨의 귀농 소신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연구를 해서 기록해 놨다가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지금도 인삼 등 다양한 작물에 대해 공부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계획은 원대하다. 그는 “산에 산양산삼을 심어 주위를 약용식물로 가득 채워 체험농장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농 예찬론도 빼놓지 않는다. 전경재 씨는 “귀농은 아름다운 삶의 완성이다”고 정의한다. 그는 “나이가 많아도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정진하고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농촌에 너무 감사하다. 떠날 때 남에게 뭔가를 줄 수 있어서 더욱 고맙다”고 감회를 밝혔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정책적으로 집중육성하는 인삼, 과수 등 외에도 특용작물에도 신경을 써 주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작목반이 아니더라도 귀농인에게 지원을 좀 더 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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