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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腸)이라는 꽃밭을 가꾸자

한의사 이승렬의 생활동의보감

  • 입력 2020.11.26 00:00
  • 기자명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대구 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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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腸)은 인체에서 나무로 치면 뿌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우리 몸 면역력의 근원이다. 실제로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백혈구, 임파구, 호산구, 대식세포 등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장(腸)에 분포한다고 한다.

면역세포는 나라로 치면 육군, 해군, 공군 등의 병사에 해당하는 군인세포라 할 수 있다. 인체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면역력이 좌지우지된다.

우리나라에서 군인들이 가장 많은 곳은? 휴전선이다. 전방이라고 부르는 휴전선에 정예병사들이 대거 배치되어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로 보면 장(腸)은 우리 인체에서 휴전선에 해당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전방에 해당하는 장(腸)이 건강해지면 이런 면역세포의 여유가 생겨 후방으로 빼돌려져 면역세포 본연의 역할,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여 잡아먹거나 척추나 관절 근육 등의 염증을 훨씬 더 잘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즉 장(腸)의 건강 여부에 따라 인체의 면역력의 활성화 여부가 좌지우지되고 장(腸)이건강하면 무병장수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장(腸)은 본인도 모르게 병들고 찌들어 있다. 변비나 설사가 없다면 장(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건강한 장(腸)의 조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변과 방귀의 냄새가 독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바나나같이 생긴 황금색의 자루변을 보아야 한다.

셋째, 부변(물에 살짝 뜨는 기름진 변)을 통해 콜레스테롤을 배출해야 한다.

넷째, 잔변감 없이 쾌변을 보아야 한다.

다섯째, 변을 보고 난 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야 한다.

여섯째, 변은 하루 1-2회, 5분 이내로 보아야 한다.

현대인들 중에서 중 평소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장상태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현대인의 식생활이나 질병치료 등에 있어서 장(腸)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인체의 장(腸)에 사람의 세포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잊는 누구나 다 알게 된 상식이다. 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각종 유산균 건강식품을 챙겨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식생활습관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에 비해 식이섬유 섭취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름진 육식과 단당류 위주의 탄수화물섭취로 인해 장(腸)에 분포하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소의 섭취가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다. ‘단짠단짠’이라는 식생활 유행어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야채와 나물을 멀리하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장(腸)의 건강을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다.

현재는 가공식품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슈퍼마켓의 푸드 코트에 가면. 천연식재료는 10-20%도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천연식재료라 할 과일이나 야채 곡물마저도 키우는 과정에서 각종 화학비료를 주거나 심지어 대량생산을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기까지 한다.

세계적으로 봐도 불과 백 년 전부터 시작된 이런 달라진 식습관 때문에 현대인의 장(腸)은 오늘도 괴롭다. 부패한 장에 꽃씨를 뿌려봐야 별 소득이 없다. 그래서 장을 건강하게 하여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천연 식재료의 건강한 식사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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