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봄꽃 같은 아이들이 봄나들이 갑니다”

THEME SPECIAL ‘봄이 이만큼’ - 대구수목원

  • 입력 2015.04.02 00:00
  • 수정 2015.04.02 15:51
  • 기자명 윤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겨울이 작별인사를 하려는 듯 날씨가 살포시 풀려가는 삼월의 어느 날. 대구 수목원에 귀여운 웃음소리가 들린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도 행여나 길에서 벗어날까 싶어 둘둘씩 꼭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선생님 뒤를 쫓는다. 봄이 찾아온다는 소식에 이른 봄을 느끼려 본영어린이집 하늘구름반, 밝은햇살반 친구들이 대구 수목원을 찾았다.
 
푸르른 정경보다 더 푸르른 아이들
 
흐드러지게 핀 꽃과 새파란 정원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했을 지도 모를 이른 봄 정경에도 아이들은 전혀 실망한 기색이 없다. 오히려 더 신이 나 뛰어다닌다.
 
“선생님, 이쪽에 초록 싹이 나요.” “선생님! 여기는 막 꽃이 피려고 해요.”
 
아직 겨울을 다 떨쳐버리지 못한 갈색 빛이 대세인 수목원 정경에서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숨어있는 봄을 찾아낸다. 어린이집을 나설 때만 해도 기운이 없던 우람이(6)의 얼굴에도 어느새 웃음이 번져간다.
 
“겨울에는 어두운 색깔 밖에 없어서 안 예뻤는데 이제는 초록색도 보이고 노란색도 보이고 빨간색도 보여요! 빨리 봄이 와 예쁜 꽃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갈색 가득한 세상에 조금씩 번져가는 초록빛이 아이들에겐 더 신기한가 보다.
 
“지난주에는 싹이 안보였는데, 이번 주에는 싹이 보여요. 매주 매주 달라지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요.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전 알아요! 예쁜 꽃이 필거예요!”
 
예빈이(7)의 말처럼 봄이 오면 예쁜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기에 아이들에겐 이 기다림도 마냥 즐겁게 느껴지나 보다.
 
뛰고, 놀고, 느끼며 자라는 아이들
 
바깥 정경 구경을 마치고 온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들은 선인장온실, 열대식물원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을 구경하며 선생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아는 꽃과 식물은 자신 있게 대답도 한다.
 
“저 노란 꽃은 낮달맞이 꽃이고, 저건 복수초예요. 전에 와서 봤어요!”
 
수목원에 여러 번 와봤다는 승빈이(7)는 자신 있게 아는 꽃을 설명해준다. 아는 꽃은 설명하는 재미에, 모르는 꽃은 배워가는 재미에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봄을 즐긴다.
 
즐거웠던 수목원 구경을 마치고 넓은 공터에서 잠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윤준수(50) 본영어린이집 원장이 말했다.
 
“도심의 생활에서 자연을 느끼기란 너무 어렵죠. 아이들은 느끼면서 자라야 건강하게 자라요. 책 속에서만 보는 자연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스스로 관찰할 때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죠.”
 
꽃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색색깔의 꽃이 피면 다시 수목원을 방문하여 그 사이 변한 계절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그 때 아이들은 오늘보다 더 환한 봄을 마주할 것이다.
 
대구 수목원 관람 안내
대구 달서구 화암로 342 (대곡동 284번지)
안내 관리사무소 (053) 640-4100
교육연구담당 (053) 640-4150
 
기간별 견학 가능시간
1월 1일 ~ 5월 31일 오전 9시 ~ 오후 6시
6월 1일 ~ 8월 31일 오전 9시 ~ 오후 7시
9월 1일 ~ 12월 31일 오전 9시 ~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제외 모든 날 견학할 수 있음.
※ 월요일은 식물과 편의시설 등을 중점 정비하는 날.
※ 입장료, 주차요금은 없으며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야함.
저작권자 © 대구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