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고국 파나마가 천국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올해 2월 대구대학교 호텔관광학과를 졸업한 크리스티나(29)는 2017년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GKS, Global Korea Scholarship)으로 한국에 왔다. 아이돌 그룹 엑소로 한국을 알게 되었고, 또 간절하게 오고 싶었지만 지금은 고국인 파나마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타국 생활을 하면서 고향의 ‘찐’ 매력을 발견한 까닭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싫어진 건 아니다. 크리스티나는 “엑소는 어느덧 옛사랑이 되었지만, 정 많은 사람들과 떡볶이, 참치김밥, 훌륭한 카페
“처음에는 외국인이 조금 무서웠어요.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친해지고 보니 제 또래 여자애들이랑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합숙을 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2023 미스대구진ㆍ미스코리아 미 장다연(23)씨는 2023년 ‘미스 어스’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미인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알리고 돌아왔다. ‘미스 어스’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 4대 미인 대회로 꼽힌다. 약 80여 개국에서 대표를
시골에서 태어났다. 3남매의 맏이. 어릴 때부터 줄곧 집안의 농사일을 도왔다. 대학 시절엔 농사일에 신물이 났다. 장래 희망은 ‘도시의 직장인’. 농촌을 탈출하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다. 대학을 다닐 때 도시에 뿌리를 내리겠단 일념으로 편의점과 택배 알바에 대타 알바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농촌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이 힘들게 농사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도와야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거든요.”청도의 스물아홉 청년 농부가 된 최한(29)씨의 고백이다. 최한 씨의 소목장 경영은 가문의 영향이 크
“어, 오늘 영천에서 사극 촬영하나?”경북 영천 출신의 이정호 씨(60세)는 한복에 양반 갓을 쓰고 영천 시내를 누비고 있다. 올해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영천⸱청도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활동 중이다. 독특한 차림으로 가는 곳마다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영천 청통 보성리 출신인 그는 생육신 경은 이맹전(벽진 이씨)의 18대손 하양향교장의를 역임했다. 청통 초⸱중학교와 대구상고졸업(83년), 계명대회계학과(법학 부전공) 졸업, 백골부대 병장전역, 전 성균관청년유도회경북임원, 전 영천시장 선거 후보를
정현지(24) 씨는 지난해 11월 경북도의회에 9급(지방행정서기보) 공무원으로 발령받은 신입 직원이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 이후 의회직으로 입사한 직원은 정씨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지방의회는 집행부에서 보낸 공무원들이 교환근무로 의원들의 활동을 도왔다. 그러다 보니 집행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방의회는 인사권독립을 꾸준히 요구했고 지방의회 33년 만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그는 “최고로 업무를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온전히 내 몫은 다하는 사람이 되자는 새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의회직 공무원 첫 발령
‘한국 덕분에 결혼합니다. 감사해요, 대한민국!’캄보디아 프놈펜에 거주하는 위레악(27)씨가 지난달 27일 자신의 결혼식장에서 펼쳐든 현수막에 담긴 문구다. 캄보디아 국립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캄보디아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한국인들이 아니었다면 결혼은커녕 의대 졸업도 못 했을 것”이라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이야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캄보디아 국립 의대생이었던 위레악씨는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디스크가 터져 수액이 신경을
구한말의 채용신(蔡龍臣)이라는 화가가 병풍에 각 폭마다 조선 8도의 대표 미인을 하나씩 그려놓은 라는 것이 있어서 당시의 지역 미인형을 볼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미인도의 지역마다 특색을 알아보고 분석하고자 한다. 한성관기 홍랑(漢城官妓 鴻嫏)얼굴 윤곽이 네모지고, 가로로 넓은 이마에 코허리는 높고 눈과 입이 작다. 코가 짧고 약간 넓으며 귓불이 크다. 귀밑머리는 짧고, 뺨에 살이 많고 턱이 두툼하다. 골격과 근육이 발달하여 체격이 실하고 상체와 하체가 모두 풍만하다. 남방계형인자와 북방계형 인자가
“대위님이 ‘머리카락, 손톱, 발톱’의 일부를 잘라서 봉투에 넣으라고 명령하더군요. 그렇게 한 후에 봉투 겉면에 각자 이름을 넣어서 육군본부에 보냈습니다. 출정이 눈앞이었습니다.”경북 경산시 백천동에 거주하는 배수용(99)씨는 27세의 나이로 6.25전쟁에 뛰어 들어 충무무공훈장과 화랑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22세에 결혼식을 올려 당시 부인과 딸, 그리고 어머니까지 부양하고 있었으나 나라의 위기를 그냥 손 놓고 볼 수만은 없어 자원입대했다.장사상륙작전, 패잔병 토벌작전 등에 투입6.25 전쟁 발발 3개월이 지난 즈음에 참전했다. 국
당사자만 모른다. 자기 별명이 ‘스토커’라는 걸. 칠곡군청 박종석(49) 주무관 이야기다. 박 주무관은 기자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가끔 주말에도 전화를 걸어와 “좋은 기사 거리가 있다”고 유혹한다. 좋은 기사란 말이 거짓말이라면 기사들 사이에서 회피 1순위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환영받는 스토커다. 대구·경북 중앙언론 기자들 사이에서 그는 최고의 홍보맨으로 꼽히며 인근 지자체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스쳐 지나가는 뉴스 보다가 ‘대형 뉴스’ 건져내기자들이 박 주무관의 스토커 대상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그의 뛰어난
3월25일 토요일 오후 1시. 경북 봉화군 석포면 행복나눔센터 빈 강의실에 아이들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한다. 잠시 뒤 선생님이 들어고자 아이들은 조금씩 선생님의 강의에 집중하기 시작한다.교육 인프라가 빈약한 산골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매 주말 왕복 100㎞ 거리를 오가며 재능기부로 컴퓨터 교육을 하는 선생님이 있다.석포면사무소에 따르면 경북 봉화읍 내 성초등학교 박찬홍(37) 선생님은 올해 3월초 부터 전 근무지 석포초등 학생들에게 컴퓨터와 태블릿PC를 가르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석포면 행복나눔센터
우리나라 한의학(韓醫學) 명의이자 세계적 한의학자(韓醫學者)인 향산(香山) 변정환(卞廷煥) 전 대구한의대 명예총장(대구한의대 설립인). 명성에 걸맞게 첫인상이 강렬했다. 그를 92세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기 넘치는 얼굴과 잘 관리해 온 몸에서 활력이 느껴지는 까닭이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자리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곧은 자세에 넉넉한 웃음 띤 얼굴, 밝고 정결한 목소리는 상대를 편안하게 했다. 소매와 옷깃 원단 끝부분이 해어져 실타래가 여기저기 튀어나올 정도의 오래된 와이셔츠에 단정하고 빛바랜 외투와 의복들에서 사치는 찾아
한순희 경주시의원 부부는 일 년 내내 ‘달달한’ 봄날이다. 일 년이 봄날 같지만 그래도 진짜 봄날인 4월을 더 좋아한다. 식목일에 각별한 행사를 치르는 까닭이다. 경주시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수여한다. 한 의원과 박문수 양지건축사 대표는 부부의 이름으로 장학회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한 의원은 “인재를 키우는 것은 나무를 심어 가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과 실수 묘목이 자라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장학사업이 딱 그렇다”고 말했다.“나무에겐 물과 비료를 주고, 사람에겐 공부에 꼭 필요한 돈을 주는데, 둘
“베트남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과 언니, 남동생 등 7명이 함께 살아가는 대가족의 일원이었어요. 한국에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대가족에 익숙해서 오히려 더 좋았어요.” 오명은(42)씨는 경북 청도군에서 베트남 이주민의 ‘대모(代母)’로 통한다. 베트남 3대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하이퐁(Hai phong) 출신인 그녀는 2004년 8월에 한국으로 시집와 청도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다.이름 지어준 운문사 노스님에게 너무 감사결혼 즈음 그녀는 간호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그
“무슨 단오 행사를 이렇게 거창하게 합니까?”오해다. 매년 단옷날마다 30여평 아파트에 할아버지부터 손자대까지 50명이 모이는 건 맞지만 단오 행사 때문은 아니다. 상산김씨 종손이자 대종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할아버지인 김동진(78)씨의 생일과 음력 단오가 겹친다. 김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이는 것이다. 동생들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그는 9남매의 맏이다.“생일날 명절이나 진배없습니다. 장손 노릇한다고 동분서주하면서 살았는데, 그게 이렇게 늦복으로 돌아오는가 봅니다.”이렇게 잘 모이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스스로 밝힌
1998년부터 대한사회복지회 혜림원에서 입양 업무 대구에서 만든 입양아부모 모임 전국규모로 확대 2015년부터 학교 밖 아이들을 돌보는 업무 시작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해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나도 분명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던 거다. 이제 봄이다. 너도 꽃을 피워라.’ 나태주 시인이 쓴 시구입니다. 자신이 꽃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지금껏 다양한 일을 했지만 자신감을 잃은 이들이 자기 삶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소명이 아니었던가 싶네요.”대구 수성구에 자리 잡은 늘사랑청소년센터는 학교 밖의 학교다.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친밀하고 뭉클한 느낌은 변함이 없습니다. 가족의 수도 줄었고, 1인 가족도 많아졌지만 혈연의 끈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끈끈합니다. 가장 힘들게 찾게 되는 것이 가족이고, 가장 편안한 관계를 이야기할 때 ‘가족 같다’고 합니다. 가족은 옹기종기 모인 것 자체가 감동입니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더 자주 모이고 더 깊은 정을 나누는 기족들이 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마저 훈훈하게 만드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았습니다. 운동회도 열고 방송에도 함께 출연한 ‘8남매’ 이야기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적성을 찾은 ‘늦깎이’ 메조 소프라노가 2년 넘게 미국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귀국 2년 만에 선보인다. 주인공은 정미현(27)씨, 예술계 학교를 거쳐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르는 등 통상적인 루트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목소리가 트였고 어학연수를 빌미로 떠난 미국에서 음악석사학위까지 받아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정 씨가 성악을 시작한 것은 2011년 4월, 우연한 기회에 성악의 발성을 흉내 내던 중 가능성을 본 게 계기다. 이미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었던 정 씨는 바이올리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에
최명국 대구경북전기재료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999년 대구종합유통단지내전기재료관 상가 입점이 시작되고 곧바로 입점했다. 전기재료관이 활성화된 이유 중하나는 그해 12월까지 교동시장에서 이주 업체 입점률이 100%였다. 입점률만큼 조합원들간의 결속력도 단단하고, 대구종합유통단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최 이사장은전기재료관에서 20여 년간 상주했기 때문에 전
재활용 페트병으로 티셔츠 만드는친환경 리사이클링 패션 기업향토 천재 화가 이인성 작품과 콜라보레이션 “이게 정말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인가요?”대구 남산동에 있는 50년 전통의 메리야스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려한 티셔츠가 눈길을 끈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들이다. 눈으로 봐도 만져봐도 재활용 제품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고급스
“죄송합니다. 제가 진짜 고수를 몰라뵀습니다.”일본인 교수가 한국인 학생에게 무릎을 꿇었다. 해방 후 채 한 세대가 지나지 않았을 무렵인 1972년의 일이었다. 당시 한국인 ‘학생’은 모두 10명이었고,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프로 미용사가 교수직을 맡아 선진기술을 지도하는 수업이었다. 교수가 올림머리 시범을 보이고 학생들이 따라해 보는 순서였다. 한 학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