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났다’는 말은 몸이 아닌 마음이 하는 소리다. 몸은 떠나도 마음에 고향이 남아있다면 아직 고향을 떠난 것이 아니다. 마음에 고향이 남은 사람은 고향이 자주 그립다. 고향 생각이 자주 난다. 명절 때나 무슨 일이 있을 때 고향은 더 그립다.경북 구미시 도개면 도개리.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중학교 마친 뒤 떠난 나의 고향이다. 친척이 사는 것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봉사 모임이었다. 그녀는 지각 대장이었다. 모임 때마다 자주 조금씩 늦었다. ‘지각도 한두 번이지.’ 봉사 활동에도 기본이 있는 거라고 따끔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무슨 사정인지 듣고도 싶었다. 어느 날 그녀를 조용히 불러 마주앉았다. 이야기를 듣다가 그만 울컥해서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발달 장애 쌍둥이 아들을 돌보는 ‘슈퍼맘’이었다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이고(忘足履之適也),허리를 잊는 것은 허리띠가 꼭 맞기 때문이며(忘要帶之適也),마음이 시비를 잊는 것은 마음이 꼭 맞기 때문이다(知忘是非心之適也).- 『장자(莊子)』 외편(外編) 제19편 달생(達生) 제11장 중에서“발이 편해야 건강합니다. 사람의 양쪽 발은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다릅니다. 수제화는 손님의 발을 직접 본떠
정인 양 학대 사망 사건으로 아동보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들끓는 여론에 정치권에서도앞 다퉈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실효성 높은 아동보호법 제정이나 아동복지법 개정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다양한 사례·입법례 검토가 필요하다. 아동복지법 관련 미국의 사례 몇 가지를소개한다. 차에 아이들 둔 채 쇼핑하다 체포돼지난 2017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지용의 시 첫머리는 막 찍어 보낸 영상 편지 같다. 지줄대며 회돌아 나가는 실개천보다 맑은 소리를 내며, 회돌아 가는 물살을 그려낸다. 말이 물처럼 맑게 깊어지고 돌아 흐르는 곳에 시인의 고향이 있었을 것이고, 뒷날 사람들은 때로 강변에 닿기 전 강물소리보다 먼저 그의 시구를 떠올린다. 대구의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이어도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보행자가 없다면 차가 통과해도 단속 대상이 아니다. 이 경우에도 운전자가 서행하면서 주위를 살펴 통과해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27조 1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를 서행하면서 우회전해야 한다. 이 경우 우회전하는
해마다 성탄절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국가 국민에게 성탄 메시지를 발표한다. 이에 때맞춰 영국의 준공영방송 채널4(Channel4)는 ‘대안적 성탄 메시지(Alternative Christmas Message)’를 방영한다. 채널4는 1981년 설립한 비영리 독립 민영방송으로 BBC, ITV와 함께 영국 공영방송의 양대 축을 이
티머시 맥베이는 2t이 넘는 질산암모늄과 니트로메탄, 경유 등 폭발 물질을 가득 실은 트럭을 미국 오클라호마시 연방 청사 주차장에 세우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기폭 장치에 의해 트럭은 폭발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168명이 숨졌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폭탄 테러다.사건 직후 미국의 세계 최대 검색 포털인 아메리카 온라인(AOL) 게시판
마음이 무거워서였을까. 유튜브를 보다가 만난 마스노 슌묘의 『깃털처럼 가볍게 살아라』는 책이 마음을 자석처럼 끌어당겼다. 크리스천으로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불교와 선(禪)의 지혜를 전하는 책이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았고, 20여 년 배워온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비교도 하고 싶었다.열등감과 우월감은 비교에 의해 생기는 망상이다. 이에 빠진 상태를 &
‘안전신문고’를 아십니까? 생활, 교통, 시설, 학교, 어린이 등 생활 속 재난, 사고 등 안전 위험 요소를 발견했을 때 휴대폰 앱이나 PC 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 템이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한다. 안전 위험 현장의 사진을 찍어 간단한 상황 설명과 함께 올려서 신고 끝이다. 이후 해당 사항의 처리 결과까지 통보 받을 수 있다. 하드웨어적인
2020 대구컬렉션이 지난 10월 6~10일 첫 비대면 패션쇼로 촬영돼 온라 인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올해 32회를 맞는 대구컬렉션은 대구에서 가장 오 래된 패션쇼. 지역 패션기업 20개사가 참여해 여성복, 캐주얼브랜드, 스포 츠웨어, 에슬레져룩, 유니폼, 천연염색, 한복, 스카프 등을 선보였다. 지역 중견 디자이너와 신진 디자이너의 참여로 토탈 패션쇼의
디지털 세상에 ‘비대면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다. 비대면 시대 최고의 도구 역시 디지털이다. 비대면 시대가 디지털 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역설이 여기서 성립한다. 열정과 기술력으로 어려움을 이기고 비대면 시대에 주목 받는 디지털 기업을 소개한다.(주)아이엠로지텍은 2009년 설립했다. 디지털 사이니지·키오스
잠잠하던 포격이 다시 시작됐다. 포화는 도시와 교외를 가리지 않는다. 그제는 길 건 너에 포탄이 떨어져 불바다가 됐다. 전세계 TV로 생중계하던 걸프전 바그다드 장면이 아니다. 코로나19와 전쟁 아홉달. 전세계와 한국, 서울과 곳곳, 대구 상황이다. 멈 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포화의 유일·안전한 대피소는 마스크다. 팬데믹 전쟁이 일상 화한 시대, 마스크가
동인시영아파트와 도토리묵동인 시영 아파트는 철거 중이다. 오랜 단풍나무 길을 따라 바람이 전 해주는 귀엣말 찰랑거린다. 주민 75%가 기초수급 대상자였다. 티끌은 산을 만든들 티끌이라 했건만….발길 닿는 곳, 눈길 가는 곳마다 부서지는 햇살 조각들은 각양 각색이다. 네모, 세모, 육각형…. 단풍나무 속을 통과한 가을 빛은 가을 아래
지난 4월 9일, 사회 혁신을 연구하는 영국의 민간 두뇌집단 네스타(Nesta)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There will be no ‘back to normal’)”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때만 해도 그랬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러 분야 전문가가 모였다면서 방정을 떠나….’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1월 20일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1.9%로 예측했다. 세계경제 침체 및 글로벌 공급망 약화 등에 따른 교역량 위축은 수출 및 투자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 양극화는 소비지출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결국 국가 경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기형도의 등단작 ‘안개’ 첫머리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장르가 다른 두 작품의 서두가 닮았다. 운을 띄우듯 서로 조응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길이 대부분 막혔다. 일상의 소중함과 주변 작은 것들의 의미를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번 기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한 남해 섬 여행 일정을 짰다. 여동생과 남편이랑 셋이서 아프리카 여행 후 두 번째 여행이다.새로운 여행지를 찾아간다는 것은 설렘과 긴장의 무한반복이다. 전남 신안 여행은 외국으로 떠나는 것과 다름없는 떨림이
연예계 한 귀퉁이에 발을 들여놓은 지 35년이다. 나름의 꿈을 품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던 그 시절, 무명 신인 가수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었다. 방송에 나가 자신의 노래를 홍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아니 방송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부어도 ‘될 동 말 동’한 일이었다. 돈과 시간의 낭비가 엄청나서
분홍은 계절상 봄철에 잠깐 볼 수 있는 색이다. 그것도 복사꽃이나 진달래 막 필 무렵에 선연했다가 점차 옅어진다. 그렇게 잘 잊히는 ‘아쉬운 빛깔’이다. 더욱이 가을에는 매우 보기 드문 색이다.이 귀한 분홍이 요즘 지천이다. 핑크뮬리(Pink muhly)가 전국 곳곳에 만발했다. 핑크뮬리는 가을꽃이다. ‘분홍억새’, ‘분홍쥐꼬리새’라는 우리말 이름이 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