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이다. 길어서 이제는 다 읽을 수도 없는 목록이다. 찾 아가지도 돌아보지도 않는 분실물함 속 낡은 지갑. 그런 고향의 풍물과 문화유산, 행 사, 일상을 중년의 사진작가가 일일이 찾아갔다. 다 적을 수 없는 긴 얘기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귀한 풍경들. 그의 고향 의성을 오롯이 담은 박물지, 생 활사가 됐다.김재도
(재)독도재단이 독도가 조선 땅임을 스스로 인정한 일 본 막부의 지도를 새로 공개했다. 일본학자 나가쿠보 세 키스이씨가 1778년 일본 막부의 관허를 신청한 '개정일 본여지노정전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영토로 채색 되어 있지 않다. 세키스이씨는 1775년 울릉도와 독도를 포함한 동일 지 도를 제작해서 일본 막부에 신청했지만, 울릉도와 독도
독도는 역사적 권원을 바탕으로 실효적 관할통치를 하고 있는 명백한 한국의 고유 영토이다. 1900년 대한제국 고종황제는 칙령41호로 울도군을 설치하여 동해의 도서 ‘울릉전도, 죽도, 석도(石島)’를 영토로서 관리했다. 여기서 ‘석도’는 지금의 독도이다. 한편 일본은 1905년 함부로 ‘주인이 없는 섬’이라고 하여 독도를 일본영토에 편입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호에서는 동서양의 피부 톤으로 보는 미인상에 대해 이야기해 봤다. 동서양의 미인상은 얼굴형의 호불호에도 큰 차이가 있다. 서유럽에선 동유럽 슬라브 여성을 미인으로 여기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높은 광대뼈를 지녔기 때문이다. “He has cheekbones you could hang a coat on(그 남자 광대뼈는 코트를 걸어도 될 만큼 높아)”이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민법 제2조 제1항이다. 이를 흔히 ‘신의성실의 원칙’ 혹은 ‘신의칙’이라고 한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법률관계를 형성할 때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행동하여야 하며 형평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예를 들어 프랜차이즈의 가맹계약에서 흔히 말하는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저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사진의 작은 역사’는 매체에 대한 벤야민의 주요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특히 '아우라'의 개념으로 잘 알려진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벤야민을 현대 매체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게 한 유명한 에세이다. 제목의 두 글은 새로운 현대의 기술이 어떻게 전통적인 예술개념을 전
한국은 세계에서 경제를 가장 빨리 성장시킨 국가입니다. 그것도 세계 최빈국에서 맨 손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저력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한국인의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바로 공연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가무를 즐기는 민족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의 유명 뮤지션들
얼마 전 축구 마니아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스포츠엔 큰 관심이 없지만 워낙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고개를 끄덕이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한국 축구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한국 축구는 개인 플레이가 강하다고 했다.특히 공격수가 그렇다고 했다. 중앙에서 공을 앞으로 밀어주면 스트라이커가 혼자서 해결해야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정말 행복합니다.”K지점장의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은행에 근무했습니다. 금융에 대해선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지요.하지만 그에겐 심한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뛰어난 능력, 언변과 달리 평소 자신의 얼굴이 매력적이지 않고 마음에도 들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 그가 거울
몇 년 사이 갑질 논란이 부쩍 늘었다. 갑질은 지금까지 어디에서나 있었다. 최근 들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단순하다.이제서야 갑질이 법의 심판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당연한 게 아닌데 당연하게 통용된 갑질들이 공론의 장으로 끌려 나왔고 같은 갑질을 겪은 을들이 연대했다. 그리고 그 연대들이 커져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을 형성했다. 이어 언론과
‘나레, 다레, 쿠즈레, 사레!’ ‘익숙해지면 긴장이 풀려 해이해진다. 그 후에는 흐트러지고 무너지는데 그런 배우는 떠나라!’는 뜻이다.일본 극단 ‘사계’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들이다. 극단에서는 A4용지에 한 글자씩 써서 극단 복도와 각 극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었다. 초심과 긴장감을 잃지 말라는 당부였다.말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연
4일 오후2시 대구 중구 방천시장 옆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평소 관광객들의 웃음과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던 350m 길이의 이 골목길 입구에는 이 거리를 만든 작가 20여 명이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마주 섰다.한상훈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구지부 사무처장의 경과보고와 김광석거리를 총괄기획했던 이창원 인디053 대표의 성명서 낭독으로 이어지던
삶은 비탈진 일상의 연속입니다.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다보면 우리의 생각과 감각은 어느새 닳아있는 타이어처럼 무디어집니다.그럴 땐 잠시 멈추고 마음의 바퀴를 갈아야 합니다. 여행이 가장 훌륭한 방법입니다. 여행은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낸 중요한 것들을 마음에 되가져오게 합니다. 피서처럼 비교적 가벼운 여행일지라도 말입니다.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고향
이 글을 쓰는 오늘 파리에 있다. 한 달 일정으로 왔고 온지 3일 째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힘즈뮤직 소속 월드뮤직앙상블 비아트리오와 함께다.이 번 5번째 투어는 두 가지 중요 일정이 있다. 시간순서대로 바로 내일 유니버셜뮤직 비아트리오 단독 쇼케이스가 있다. 이 쇼케이스는 세계3대 음반회사인 유니버셜뮤직에서 비정기적으로 세계의 전도유망한 아티스트를 선별
얼마 전에, 산람청이 주최하고 한국숲유치원협회가 주관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독일, 중국, 일본, 한국의 유명 전문가 7명이 오늘날의 환경문제, 특히 미세먼지 등의 문제를 숲활동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발표하고 700여명의 참가자들과 토론하면서 다양하게 모색하였습니다.독일에서 온 미크리츠(Ingrid Miklitz) 선생님은 담소 중에 재미있는 주
6월23일 중국 북경에서 뮤지컬 ‘인간이 되고 싶었던 고양이’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됐다. 이 뮤지컬은 일본 극단 사계가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1979년 일본에서 초연한 후 2017년까지 2000회 이상 공연을 했다.작품의 내용은 간단하다. 사람이 되고 싶은 고양이 ‘라이오네르’가 이틀간 사람으로 변해 겪는 일들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19대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다. 먼저 축하 드린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몸으로 느끼는 변화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소통되고 있다.자주하는 말이지만 이전 3년간 대한민국 예술, 문화계에 봄은 없었다. 근데 올해는 봄이 왔다. 공연이 많아졌다. 그랬다. 이전 정권 전에 봄은 공연과 행사의 계절이었다. 문화계는 성수기와 비수기
요즈음은 자나 깨나 미세먼지 걱정입니다. 혼자 고민해서 될 일도 아니고 온 나라가 걱정하고 온 지구촌이 걱정해야 될 문제입니다.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벨기에의 베르부르겐 교수를 중심으로 멤브레인을 이용하여 공기를 맑은 공기와 더러운 공기로 분리하고, 그 더러운 공기 중 일부를 사용해서 수소가스를 만들어낸다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당장 도
청출어람. 세상 모든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자들은 무섭게 성장하는데, 나를 가르친 스승님들은 따라가고 싶어도 늘 저만큼 멀리 계셔서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다. 박노해 시인의 스승이라는 시에서 ‘훌륭한 제자란 선생을 잡아먹는 자, 훌륭한 선생은 끝없이 정진하며 추격하는 제자에 앞서서 도망가는 자’라는 구절
거짓 뉴스’가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거짓 뉴스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가 하면, 최근 일어난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도 거짓 뉴스가 퍼졌습니다. 국내에서도 거짓 뉴스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그저 오보가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잘못된 뉴스를 퍼트리려는 시도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습니다.‘의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