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예요. 제발 도와주세요“지난 5월9일 새벽1시 15분 대구 달서구 한 기업의 보안업무를 보던 임재영(31)씨 눈 앞에 검정색 승용차가 굉음을 내며 정문으로 돌진했다. 차량은 출입문 바리케이트를 부순 후 멈췄고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한대가 임 씨에게 음주 도주차량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동료 근무자 김대연(33)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본 차량이 또다시 굉음을 내며 회사 내부로 돌진했다. 임 씨가 쏜살같이 달려가 도주차량을 몸으로 막아섰다. 차안에서 버티던 운전자가 괴성을 지르며 근무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려던 찰나에 경찰이 도착
안승재 전기조명관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3월 이사장으로 재선임됐다. 예정 대로였다면 4년 임기가 끝났어야 했지만 조합원들의 만장일치로 4년 더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그는 4년동안 전기조명관의 내실을 다지고 시대 흐름에 맞게끔 이곳을 변화시킬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두기도 끝나 여러모로 기대가 크다. 그는 “조합원들이 원활하게 협조해준 덕분에 지난 4년의 임기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끈끈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임기동안 전기조명관이 현대화가 될 수 있도록 박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감염증으로 제한되었던 모임과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최근 집회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2년 여간 제한되었던 집회가 허용되면서 그간 개정된 집회관련 법률이 개정된 것을 숙지하지 못할 경우 자칫 범법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보장되어 있지만, 주최자의 확성기·앰프 등으로 인한 소음을 유발, 집회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불편을 넘어 정신적 병폐를 일으키기도 해 집회 측과 마찰을 종종 일으키기도 한다. 집회자가 소음규정을 위반할 경우 경찰
“흔들림 없는 미래교육 정책, 온전한 교육회복, 모두가 존중받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바라는 300만 도민의 뜻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임종식 교육감은 “4차 산업시대로 불리는 미래사회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고,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경북도민들의 요구가 담겨있다”며 “도민들의 한표, 한표에 담긴 뜻과 경북교육을 잘 이끌어달라는 요구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지난 2년 코로나19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부문이 교육 현장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
“국내 유일의 정신문화축제인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영주의 대표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정신문화 대축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코로나19 사태이후 3년 만에 지난달 열린 영주한국선비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준환(56)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 경북 영주시는 지난달 연 국내 유일의 정신문화축제인 영주선비문화축제가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평가했다. 영주는 소수서원을 바탕으로 ‘선비’ ‘선비정신’ ‘선비문화’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오는 9월3일에는 한국문화 테마파크인 ‘선비세상’을 개장하는 등 선비정신을 선도하
2007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에 위치한 대통령궁에 한국 대통령 친인척 한 명이 도착했다. 두 인사가 방으로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양 측의 경호원들은 복도에서 대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측의 경호원은 건장한 남성 스무 명이었고, 한국 대통령 경호실에서는 여성 경호원 한 명을 파견했다. “꼬맹이네.” “얘가 왜 여기 있어?”키가 이 미터에 가까운 흑인들이 거리낌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한국 측 경호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 프랑스어 알아들어. 너희들 말 다 들린다.”남자들이
“호중이 말이야, 사람이 변해도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가 있나!”김천예술고 명예교장인 이신화 박사가 지인들에게 농담처럼 건네는 말이다. 이 박사는 ‘트바로티’로 유명한 가수 김호중씨가 김천예술고에 편입할 당시 교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교사로 있던 서수용 김천예술고 교장과 함께 인생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준 결정적인 인물 중의 한 명이었다. 이 박사는 “당시는 그저 노래를 빼어나게 잘하는 학생에 불과했는데 지금의 김호중은 한 인간으로서도 너무도 훌륭하게 성장했다”면서 “앞날이 더 기대되는 예술가”라고 말했다. 학교를 다닐 당시 김호중
“뉘집 아고(어느 집 자식이냐)?”1980년대 초반, 30반 중반의 청년들이 50~60대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였다. 청년이라는 말은 폐기된 용어나 다름없었다. 어른이 아니면 모두 애 취급이었다. “형님, 청년들도 대표 한 명 뽑읍시다. 형님이 나가보십시오.”1980년 말, ‘뉘집 아들(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위원 선거가 있었다. 이듬해 2월에 선거를 통해 1개 읍면에 2명씩 선거로 뽑는다는 공고가 떴다. 주변의 청년들이 나를 찾아와 도전해보라고 했다. 당시 도전장을 던진 사람은 나를
한때 ‘의성의 삼성전자’라고 할 만큼의 위상과 BTS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의성 성광 성냥 공장’과 이곳 전 공장장 손윤동(65)씨를 놓고 하는 말이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시절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손윤동씨는 현재 600개의 벌통을 소유하고 연 1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등 넉넉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요즘도 1983년부터 33년간 이어진 의성 성냥공장 직원 시절과 당시의 추억을 잊지 못해 가끔 회상에 잠긴다.손씨는 고교 재학 시절 밀링과 선반을 전공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군에 입대하고 만기 제대한 198
6월9일 대구에서 발생한 법조빌딩 방화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숙제 하나를 던졌다. 잇단 소송에서 패소한 방화 용의자가 변호사와 직원 6명의 목숨을 빼앗고 자신도 숨진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법불신과 대책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향한 부당한 감정적 적대행위와 물리적 공격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고 있다. 합동추모식 다음날인 6월14일 대구지방변호사회 사무실에서 이석화(60) 회장을 만났다.-방화 당시 같은 건물에 갇혔
‘행동하는 동네 아줌마’대구 남구 나선거구에 출마에 구의원에 당선된 송민선(56) 의원이 선거 기간에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저 짧은 표현 속에 송 의원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송 의원은 25년 동안 외식업에 종사했다. 남구뿐 아니라 대구에 사는 사람들도 식당 이름을 들으면 “아, 거기!”하는 말이 즉각적으로 쏟아질 만큼 인기 맛집이다. 식당에 방문하는 이들 모두 손님이자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소중한 정보원이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보니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외식업중앙회 대구 남부지부장을 맡은 지
“788표 관외 투표함만 남길 때까지 계속 지고 있어서 지지자 분들 다 돌려보내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당선이다’를 외치는 소리에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습니다.”3표차 짜릿한 승리로 당선증을 거머쥔 심재연(68. 국민의힘) 영주시의원은 “개표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쿵쾅거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심 의원은 영주시의원 선거 나 선거구(하망동, 영주1동, 영주2동)에 출마해 7,990표 중 1732표(21.68%)를 얻어 2명 뽑는 선거에 2위로 당선됐다. 3위와는 불과 3표 차의 신승이었다.그는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
6·1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전국 최다 9선으로 당선된 이재갑(68. 안동시 라 선거구) 당선인은 “9선에 이르기까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지방자치가 시작된 1991년부터 현재까지 32년 동안 단 한 차례 낙선도 없이 기초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 의원은 지방의회 개원과 함께 37세의 나이로 기초의원을 시작해 전국 최다선인 9선 입성에 성공했다.특이한 점은 5, 6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7차례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는 점이다. 경북에서도 보수성향이 가장
“당선되고 나니까 정치 선배들이 하나같이 ‘네가 될 줄은 몰랐다’고 그래요. 심지어 저를 군위의 후보로 추천한 분도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하하!”6·1 지방선거에서 군위군 의원으로 당선된 서대식 의원(47)의 말이다. 상황을 보면 “당선된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정치 선배들의 말이 십분 납득이 된다.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19년 동안 개인택시를 운영했다. 평소 정치를 하는 선배들과 교류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기는 했지만 큰 단체의 회장을 맡는 등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한 적도 없었다. 그저 개인택시로 열
11년 만에 귀환한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이 제1공약으로 한국체육대학교 유치를 내세웠다. 7만2,000명이 조금 넘는 문경의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자 균형발전의 모범사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신 시장은 “역대 정부가 지역의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세종시를 조성해 공공 기관을 이전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번 윤석열 정부가 누차 얘기한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기에는 문경이 지난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유치하는 등 인프라도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31년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전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덧붙였
주낙영 경주시장이 6월14일 경주예당에서 열린 ‘2022 한국가곡의 밤’에서 초청 가 수로 깜짝 등장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주 시장은 이날 검정 연미복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올라 조영식 작사 김동진 작곡 ‘목련화’를 열창했다. 전문 성악가는 아니지만, 한 소절 한 소절 진심을 담아 노 래하는 그의 무대 매너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주 시장은 이날 사전 예고 없이 이상진 경주음악협회장의 소개로 무대에 깜짝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 회장이 “동경주 순회공연을 막 마치고 돌아온 세계적인 성악가를 모시겠다
“적장의 마음까지 얻은 진정한 덕장(德將).”6·1 지방선거에서 경북 울릉군수에 당선된 남한권(62) 군수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다. 보수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69.71%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도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 준 그의 리더십과 정신력은 말 그대로 ‘장군’답기 그지없었다. 단기 필마로 난공불락의 성을 점령한 무용담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무소속 출마는 절대로 안 됩니다!”첫 번째 전략은 지피지기였다.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승부를 예측한 후 나아갈 방향을 결정했다. 국민의 힘에서 현직 군수를 포함
자퇴만 두 번, 검정고시와 재입학으로 의무교육을 마친 19세 청소년의 관심은 오로지 교육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자처해 검정고시와 재입학을 준비하면서 든 생각이 교육의 평등이었다. 이를 스스로 실현하자는 의미로 지난 2020년 9월, 그의 나 이 22살 때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학원 간판을 내걸었다. 유성학원 원장 박성경(23) 씨의 이야기다.유성학원은 영어만 가르치는 곳으로 현재 강의실 3곳과 독서실과 상담실을 1곳씩 갖추고 있다. 수강생은 50여 명, 대륜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다수고 고등학생이 더 많다. 주 2회, 각 3시간
“경북 군위는 전형적인 보수 지역인데다 투표율 전국 최고라서 보수당 공천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 아닌가?”모르고 하는 소리다. 공천이 영향은 있겠지만 승리를 담보하는 절대적 요건은 아니다. 군의원 선거를 봐도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군위 ‘가’와 ‘나’ 선거구 중 ‘가’ 선거구 득표율 1위가 무소속이었다. 인구 2만 남짓한 지역의 특성상 보수 강세로 거론되는지 역임에도 ‘인지도’의 영향이 정당의 색깔까지 무색하게 만든다. 첫 도전보다는 재선이, 재선보다는 3선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김진열이 누구요?”이번 6.1 지방선거
1984년, 형님이 돌아왔다. 11년만의 귀향이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바람에 부 랴부랴 한국행 비행기를 탔지만 장례식 마지막 날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말이 서툰 어린 조 카를 데리고 온 형님은 아버지의 영전에 묵념한 뒤 그 자리에 선 채로 한참이나 영정사진을 물 끄러미 응시했다. “형님, 계속 미국에 계실 겁니까.”조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졌을 즈음 형님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버지가 유언을 남겼다면 바로 저 말이 아니었을까. 아버지는 늘 형님이 한국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처자식 버릴까?”그렇게 툭, 던지고는 하소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