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젖은 황톳길을 수놓은 맨발의 향연이었다. 1만 명이라는 인파는 문경새재를 가득 메웠고 곳곳에서는 줄넘기와 제기차기 등 게임이 열려 맨발의 참가자들이 고즈넉한 옛길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전국 아름다운 여행지 100선 중 부동의 1위인 경북 문경새재에서 맨발의 대축제가 열려 참가자들이 왕복 15㎞길이의 문경새재 옛길을 맨발로 걸었다.대구한국일보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문경시 등이 후원한 ‘오감만족 2022 문경새재 맨발페스티벌’이 지난달 20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성료했다. 행사 당일부터 문경새재에는
원시시대에는 굶주림에 대비해 지방을 축적하고, 다산을 할 수 있는 몸매를 이상적으로 보았다. 비만한 히프, 풍만한 가슴과 배를 가진 여성이 미인이었다. 그리스시대는 건강한 인체미를 중시했다. 그때는 자연형의 탄력 있는 몸매, 사과모양의 가슴,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 식민지로부터 얻는 물질이 풍부했던 로마시대에는 여성이 미를 가꾸는 것에 대해 관심이 컸다. 시대적 분위기의 영향으로 화려한 유형의 야한 화장이 유행했다. 일자눈썹, 하얀 치아에 날씬하고 털 없는 몸을 가진 여성이 미인이었다. 성 욕구가 억제되었던
최근 어느 기관에서 아프리카의 18~24세 청년 4,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가 충격적이다. 52%의 높은 비율이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얻기 위해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년의 절반 이상이 조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큰 요인은 안전이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사는 18세 청년은 대낮에 납치될뻔했는데 버스 운전기사 덕분에 면했던 경험이 있다고 외신에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그의 통금시간은 한국인들의 퇴근 시간인 오후 6시30분이다.스페인, 500년 전 눈앞에서 놓쳐버린
“고려의 태조 왕건이 이끄는 군대가 위세 당당하게 행군하는 모습에서 군위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졌다. 사실과 다르다. 통일신라 경덕왕 때 이미 군위로 불렸다. 그보다는 김유신 장군이 백제를 치기 위해 군위 효령 장군동에 군대를 주둔시킨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한층 유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저런 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위라는 지명이 ‘위세 당당한 군대의 모습에서 유래되었다’는 믿음 자체다. 믿음 또한 사실 못지않게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신념은 때로 사실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품고 역사의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넓게 펼쳐진 초지에서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유유자적하게 사는 삶이 보장될 것으로 그들은 상상한다.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적지 않은 노동, 노동의 강도에 못 미치는 수입, 병원 등 생활 필수 편의 시설의 부족 등이 귀촌, 혹은 귀농인들을 한숨짓게 만들곤 한다. 이러다 보니 농촌은 특히 젊은이들이 떠나는 곳이고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져가는 인구 소멸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일부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농촌에 해당하는 말이다. 한때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역 랭
“그냥 쓰면 붓글씨죠. 서예는 붓과 몸이 혼연일체가 될 때 가능한 경지입니다.”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상가 4층, 문을 열자 진한 먹 향이 와락 달려들었다. 대형 테이블 위로 짙은 녹색의 헝겊이 깔려있고 그 위에는 손가락 굵기로 다듬다 만 돌조각이 여럿 놓여 있었다. 창가에는 크기와 길이가 제각각인 붓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이곳은 서예가 송현수(60)씨의 서실. 돋보기 안경을 3개나 쓴 송 씨는 45년 넘도록 서예를 해왔다. 인장을 팔 때는 돋보기 안경 한두 개로는 턱도 없다고 했다. 1986년 동인동부터 평리동까지 벽면에 유
경북 의성군 금성면 초전리에 가면 다소 생소하게도 느껴질 ‘조문국(召文國)박물관’이 나온다. 고대에 의성 일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유물을 연구하고 전시·보관하는, 군단위에선 흔치 않은 박물관이다.조문국은 한국사판 춘추시대로도 불리는 원삼국시대의 부족국가라는 게 통설이다. 기원전 100 년경에 형성돼 기원후 2세기 말 신라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에 “벌휴왕2년(185년) 2월에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벌했다”는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의성지역에선 대형고분 100여
“1942년 8월1일, 아프리카가 대구에 놀러왔다 더위를 먹고 쓰러졌다. 그런데 웬걸 대구는 2018년 8월1일 의성에 갔다 일사병에 걸렸다.”연도는 다르지만 8월1일 당시 기온은 대구가 40℃, 의성이 40.4℃를 각각 기록했다. 여름 대구는 아프리카만큼 덥다고 해서 흔히 대프리카로 불린다. 대구 사람들은 여름 더위를 진저리치면서도 한편으론 폭염 기록이 타지방에 뺏기기라도 하면 자존심 상해 하는 묘한 이중 의식을 갖고 있다.국내 무더위 왕좌를 놓고 일합을 겨루는 대구와 의성이지만 확연히 다른 점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의성의
일론 머스크가 한국과 관련해 암울한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한국의 인구 붕괴를 경고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머스크의 입을 통해 들으니까 더 충격적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1997년에 일어났던 금융위기 즈음부터 심화되었다. (1991년~1997년생의 인구수는 1984년~1990년생보다도 많았다.) 한국 “왜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가!”저출산의 원인은 경제 트라우마였다. 시민 혹은 국민의 입장에서 당시의 상황을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내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정이 파괴되는데 아무도 이를 막아주지 않았다
25일 대구 종합유통단지관리공단 소담스퀘어에서 ‘제1회 대구한국일보 가족사랑 전국시 낭송대회&동시대회' 행사가 열렸다. 한국시터치예술협회(회장 제니스 리)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이기철 시인, 박종래 한국문학협회 대표회장, 조정숙 낭송가(시담예술원 감독), 정숙영 작가회장(현대문학신문) 방송인 김민정씨 등이 참석했다. 행사 전날인 24일에는 박방희 시인이 '동심으로 세상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대회 당일에는 시낭송 대회가 열리기 전 이기철 시인이 문학강연을 펼쳤다. 2부 행사인 시낭송 대회는 김경애 한국시터치협회 부회장이 맡
한때 ‘의성의 삼성전자’라고 할 만큼의 위상과 BTS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의성 성광 성냥 공장’과 이곳 전 공장장 손윤동(65)씨를 놓고 하는 말이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시절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손윤동씨는 현재 600개의 벌통을 소유하고 연 1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등 넉넉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요즘도 1983년부터 33년간 이어진 의성 성냥공장 직원 시절과 당시의 추억을 잊지 못해 가끔 회상에 잠긴다.손씨는 고교 재학 시절 밀링과 선반을 전공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군에 입대하고 만기 제대한 198
원래 계획은 백두산 등반이었다. 올 6월에도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고 한라산 등반을 결정했다. 6월10일에서 12일까지 2박3일 일정을 계획 했다. 성판악을 출발해 솔밭휴게소, 진달래휴 게소,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로 향하는 코스를 잡았다. 10일 아침 일찍 대구에서 출발했다. 9시30 분에 출발지점인 성판악에 도착해 도시락과 물을 받고 간단하게 준비 운동을 한 후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총 27명이 대구에서 출발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는 회원들은 ‘해변조’를 편성해 아름다운 제주도 해변 탐사에 나섰다. 1
6월9일 대구에서 발생한 법조빌딩 방화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숙제 하나를 던졌다. 잇단 소송에서 패소한 방화 용의자가 변호사와 직원 6명의 목숨을 빼앗고 자신도 숨진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법불신과 대책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향한 부당한 감정적 적대행위와 물리적 공격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고 있다. 합동추모식 다음날인 6월14일 대구지방변호사회 사무실에서 이석화(60) 회장을 만났다.-방화 당시 같은 건물에 갇혔
한국적 미인이란?예전 90년대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보면 아름답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여성스러 움과 보호본능으로 로맨스를 이끌었다면, 현대 드라마에서 보는 미인은 아름다움과 진취적인 적극성을 연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서도 시대상에 따라 미인의 기준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우리가 흔히 조선시대의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춘향이, 황진이 같은 여성들은 오늘 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미인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우스갯소리로 오히려 춘향이 옆에 따라다니던 향단이가 더 예쁘게 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11년 만에 귀환한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이 제1공약으로 한국체육대학교 유치를 내세웠다. 7만2,000명이 조금 넘는 문경의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자 균형발전의 모범사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신 시장은 “역대 정부가 지역의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세종시를 조성해 공공 기관을 이전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번 윤석열 정부가 누차 얘기한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기에는 문경이 지난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유치하는 등 인프라도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31년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전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덧붙였
지난달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식 연설문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과 예측이 나왔다. 그중에서 단어 분석이 있었다. ‘자유’라는 단어가 서른다섯 번, ‘국민’이라는 단어가 열다섯 번 나왔다.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많이 쓰는 말 속에는 심리나 사상이 담기기 마련이다. 연설문은 즉흥적인 담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화자의 의중이 강렬하게 담겨 있을 것이다. 보수와 자유주의보수와 가장 근접한 사상이 자유주의다. 간단하게 말하면 개인은 ‘동등한 법적, 정치적 권리 부여받아야 하고, 각자의 재능과 일하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보상받아야 한다’는
‘벌거벗은 유전자’. 지금은 절판된 책의 제목이 시대 흐름을 축약한다. 2003년 4월 전세계 20여 개 유전자 분석 기관의 협력체인 ‘국제 인간유전체 염기서열분석 컨소시 엄(IHGSC, International Human Genome Sequencing Consortium)’이 ‘인간 게 놈 프로젝트’의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발표했을 때 국내외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이 지도는 당시의 기술로는 완성품이었지만 실제로는 게놈(유전체)을 구성하는 30 억 쌍의 DNA 염기 서열 중 15% 가량을 확인하지 못했다. 30억 염기쌍을 한
매주 토요일 새벽 6시 30분 대구 달서구 진천동 한 교회 앞. 예배를 마치는 찬송 소리가 들리고는 곧이어 빗자루 소리가 들린다. 이 구역 담당 환경미화원 혼자서 쓰는 빗자루 소리가 아니다. 20여 개 빗자루가 합창이라도 하듯 함께 쓰는 소리다. 빗자루 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듣기만 해도 거리가 훤해지는 것 같다. 교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새벽잠 속에서도 이 소리가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 소린지 다 안다. 12년째 토요일 새벽마다 들리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충성교회는 개척 교회다. 최영태 담임 목사가 28년 전 상인동에
히메몬스테라. 화분은 이내 시들었다. 버리는 것도 귀찮았다. 더한 것조차 버린 차에 화분 은 대수가 아니었다. 심한 우울증의 가운데. 그녀는 조금씩 스스로를 내버리는 중이었다. 그 렇게 시들어 내버려둔 줄기에서 싹이 났다. 살고픈, 살리고픈 아무 것도 뵈지 않던 사막 같은 눈에 와 닿은 것. 히메몬스테라 새싹. 어떻게 그게 눈에 들어왔을까. 푸르고 여리고 물기 어 린 것이 눈에 닿는 순간 와락 울음이 터졌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고맙고 반갑고 미안했다. 박 정원(대시대 8기 시민기자) 씨는 펑펑 울었다. 나를 위해 산 꽃이 시들기
여러분들에게 목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현대에서 목욕은 몸을 청결히 하기위한 필수적 행위다. 고대 그리스ㆍ로마 시대 에도 목욕의 의미가 현대와 같았을까? 고대 그리스인은 현대인과 같이 몸을 청결히 하기 위해 목욕을 했다. 그리고 기도를 하거나 제주를 따르기 전에 목욕을 했다. 신과의 교제에는 인간끼리의 교제보다 청결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그리스인의 믿음 때문이었다. 상류층이 목욕을 할 수 있는 곳은 세 군데가 있었다. 첫째는 집이었다. 다리를 뻗을 수는 있지만 드러눕지는 못하는 테라코타 욕조에서 상류층은 목욕을 했다. 둘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