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사계의 ‘아사리 게이타’ 선생이 7월 13일 85년의 생을 마감했다. 인연이 깊었던 터라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도 사계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이들이 많은 까닭에 당신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추모 분위기가 뜨겁다. 선생은 엄정했다. 다들 많이 혼났다. ‘한 음이 틀리면 나가라’는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모르는 이들이 들으
코로나19가 세상을 강타하여도 봄은 어김없이 오고 대지는 생명을 움 틔우고 있다. 집 근처에 있는 대구수목원 둘레길을 걷고 있노라면 꿈틀거리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그러나 눈을 돌리면 선 채로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들도 볼 수 있다. 새잎 하나 돋아나지 않는 나무에 새들이 집을 짓고 제 짝을 찾는 신호를 보낸다. 동시에 미세한 크기의분해자들이 나무 둥치
문화(文化)는 사회로부터 배우고 전달받는 생각과 행동 방식으로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매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활용한다. 맛있는 음식, 화려한 여행지 등, 특별한 순간을 마주했을 때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글로써 감상을 적어내리는 것보다도, 세밀한 그림으로 이미지를
일본은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논리를 날조, 국제사회를 동원해서 “한국이 무력으로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분쟁지역화 하여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갖고 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영토적 권원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면, 일본의 날조된 논리에 대한 반박이 불가능하다. 일본 중앙정부의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은 독도를 ‘
피부과를 이야기하면 미용시술을 떠올린다. 피부과는 엄연히 의료기관이다. 피부질환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곳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피부과에는 피부질환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하지만 2000년 이후 피부과의 궤도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질환 위주의 진료에서 미용상의 목적을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로 바뀌고 미용 목적을 내세운 피부과
요즘 일상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1950년대 전후(戰後)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밥 먹는 것도 힘겨워하던 우리의 선배들에게 힐링이라는 단어는 사치였을 것이다. 퇴직 후 여유의 시간을 쓸 줄 몰라 공원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 하루일과 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노동시간이 길고 일과 돈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던 우리나라는 20
“쌀밥은 안 먹고 끈적끈적한 풀을 밥 대신 먹고 있었으니 변비가 올 수밖에요.”몇 해 전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모 클리닉에서 캐나다인 강사에게 기능 영양학 강의를 들을 때였다. 강사가 한국인 처조카의 악성 변비 치료사례에 대해 언급하며 했던 말이다.그는 한국인 부인과 결혼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의 생활문화에 대해 이해도가 깊었다. 그가 “과거 한국에서는
영국은 변함이 없다. 갈 때마다 식당과 가게가 그대로 있고, 백화점과 서점이 수백 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옥스퍼드 시의 오래된 골목과 건물도 지금과 똑같다. 익숙한 모습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길을 가다 모퉁이만 돌면 나오는 공원에서는 바라고 꿈꾸었던 삶을 볼 수도 있다. 아름드리 큰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아 책을 읽는 남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청결에 대한 부분이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으며, 감염에 대한 공포는 흑사병만큼이나 넘치고 있다.오늘날 청결에 대한 상식은 당연하고 보편적이며 영구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나 이민족의 신체나 냄새에 대한 느낌은 대부분 집단 구성원들의 억측 때문에 좌우된다.거의 모든 종교에서 물과 정화는 은총, 용서, 부
창업기관, 지자체마다 다양한 창업지원제도와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이 넘치고 있다. 창업의 형태와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청년창업과 실버창업, 골목창업, 사회적기업창업, 유투버 창업과 먹방창업, 1인창업, 여성창업과 장애우창업, 농어업인창업과 드론창업, 프랜차이즈창업, 반려동물창업, 이미용 뷰티창업, 전역군인창업, 바리스타창업, 음악(미술)치료창업 등에 이르기까지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수상에 도움이 됐습니까?”‘기생충’이 4개의 오스카상을 휩쓰는 사이 일본에도 ‘좋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본 출신 카즈 히로가 분장상을 받았습니다. 벌써 두 번째 수상입니다. 그의 수상이 확실시되면서 일본에서는 대서특필을 준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기사를 미리 작성해놓고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조선후기에 ‘우복동’ 찾기 열풍이 불었던 듯합니다. 우복동은 천하의 명당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우복동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향해 ‘한번 그 속에 들어가면 자신이 그만 노루나 토끼가 되고 만다’고 충고하면서 부지런히 세상으로 나아갈 길을 찾으라고 권고합니다. 실학의 거두답게 경제를 꿰뚫고 있는 조언입니다. 이중환은 평생 사람 살기 좋은 곳을
필자는 조선시대의 초상화 작품 중 신윤복의 미인도를 좋아한다. 그 정밀한 붓 터치와 아름다운 곡선들은 눈길이 자꾸 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이 그림은 한양의 풍류 생활을 주도하던 어떤 아리따운 기생의 초상화이다. 가체를 사용한 탐스런 얹은머리에 기장이 짧고 소매통이 팔뚝에 붙을 만큼 좁아진 저고리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입고 다니는 ‘크롭탑’을 연상시킬
지난 몇주 만큼 숫자가 겁나는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통계 때문입니다. ‘버틴다’는 말이 시시때때로 실감나는 시절입니다.저는 엉뚱하게도 문득문득 ‘울어라 열풍아’하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 ‘울어라 열풍아, 밤이 새도록.’ 누구나 그렇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격화된 뒤로 밤이 새도록 카톡이
노래가 무엇일까? 옛 어르신들의 말 속에 답이 있다. 비슷한 말을 반복하면 “노래를 한다!”고 했다. 그렇다. 말이 곧 노래다.말이 노래가 되기 위해선 발성이 필요하다. 발성 훈련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올바른 호흡 위에 소리를 얹는 것’이다. 이를테면, 호흡을 편안하게 가져가는 가운데 성대를 여닫으며 혀와 입 주위 근육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가운데 발음, 공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갖는 시대가 눈앞에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하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계와 사람, 그리고 공간이 연결되고 융합되어 모든 것이 데이터화ㆍ인공지능화 되는 시대가 다가왔다.제4차 산업혁명은 제조, 유통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삶의 패턴조차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를 대비하지 못하
“독도는 우리 땅이다!”그렇게 외칠수록 독도가 우리에게서 멀어졌습니다. 일본의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드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망언을 던져 한국을 자극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불같이 일어나 시위를 하면 이를 가지고 세계에 나가 “독도는 분쟁지역”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오히려 독도 영유권에 물음
사진은 찰나의 순간에 기록되어 현실을 재현한다. 하지만 단순히 재현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진 속의 피사체는 지금 여기에 없다. 그러나 과거의 한 순간 그것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사건의 현장을 사유하게 한다. 롤랑바르트는 그의 저서 『밝은 방』에서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을 이야기한다. 이 두 가지
얼마 전, 조선시대 여인이 남긴 일기를 읽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남이웅(1575~1648)의 부인이었던 남평 조씨가 남긴 기록이었다. 일기의 배경은 병자호란이었고 남편은 임금과 함께 남한산성에 들어갔다. 홀로 한양에 남은 부인은 집안을 돌봤다. 집안의 농토는 수도권을 비롯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에 퍼져있었다. 부인은 종들을 외거노비들에게 보내 곡식을